노인들 노리는 ‘전화사기’ 기승
노인들 노리는 ‘전화사기’ 기승
  • 이미정
  • 승인 2007.08.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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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금융사기 피해 예방 10계명 발표… 정보보호진흥원

전화사기, 이른바 ‘보이스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전남 해남의 70대 어르신이 전화 사기범에게 거액을 송금하려던 찰나 농협직원의 도움으로 돈을 보내지 않아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 사실이 밝혀졌다.


보이스 피싱은 ‘전화를 통해 개인정보를 낚아올린다’는 뜻의 전화금융사기를 말한다. 보이스 피싱은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공공기관, 금융기관, 수사기관 등을 사칭해 세금환급, 카드대금 연체, 출석요구 등을 빌미로 송금을 요구하거나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다.


농협 전남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3시께 해남 땅끝 농협에서 김모(76)어르신이 전화 사기범에게 7000만원을 송금하기 직전 이 농협 윤승하(40) 과장이 사기전화로 판단, 송금을 만류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김모 어르신은 “전날 모 은행의 직원이라는 여자가 전화를 걸어 ‘제3자가 당신 명의를 도용해 거액을 대출받아 연체상태’라고 해 현금 7000만원이 있다고 말하자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이 돈을 압류하려 하니 압류당하기 전 빨리 대출금을 갚는 것이 현명하다고 다그쳐 이 여자가 일러준 계좌로 송금을 하려했다”고 말했다.


김모 어르신은 “윤 과장이 아니었으면 큰일이 날 뻔 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윤 과장은 “어르신이 7000만원이 든 정기예금을 갑자기 해지한 뒤 전화에서 불러주는 대로 숫자판을 조작하고 있어 전형적인 보이스피싱(사기전화) 수법에 걸려든 것으로 판단, 어르신의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상대방에게 사기행각을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365코너 등에서 전화통화를 하면서 숫자판을 조작한다면 반드시 보이스피싱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특히 농촌지역 금융기관에서 연로한 고객들이 이 같은 행동을 할 경우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처럼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전화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10계명’을 발표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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