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특별한 면
안철수의 특별한 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7.04.07 13:41
  • 호수 56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철수(55)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몇 가지 특별한 면이 있다. 예지력과 기부정신, 교육에 대한 신념 등이 그것이다. 별명 안스트라다무스(노스트라다무스+안철수)답게 평소 하는 예언이 들어맞는 경우가 많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광폭 행보를 하던 1월 18일, 안철수는 “반기문은 설 지나서 출마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 연휴 직후인 2월 1일 반 전 총장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 후보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반 전 총장의 중도탈락을 예견했지만 시점까지 맞춘 건 우연치고는 꽤 놀라운 ‘신기’(神技)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설이 나돌던 2월 초, 그는 “황 대행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침묵으로 뜸을 들이던 황 대행은 결국 불출마를 택했다. 그의 예언이 신통방통하게 느껴지는 건 다가올 선거 판세를 미리 읽고 있지 않는가 하는 점에서다. 그는 반기문‧황교안‧안희정이 부상하고 자신의 지지율은 7~8%에 머물던 1월 23일, 전남도당 기자회견에서 “20대 대선이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는 없었다. 오히려 “턱도 없는 소리”라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의 지지율은 문재인의 발끝을 붙잡았다. 심지어 추월하는 경우도 있다. 안철수 대 문재인의 ‘맞짱 뜨기’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안철수는 3월 19일, 출마선언문에서 “삼월의 바람과 사월의 비가 오월의 꽃을 데려온다”고 했다. 오월의 꽃은 안철수의 당선을 의미한다. 또, 4월 4일 국민의당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안철수의 시간이 오니 문재인의 시간이 가고 있다. 국민통합의 시간이 오니 패권의 시간은 가고 있다”며 조금은 오싹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안철수의 기부는 보통 사람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는 1988년 국내 최초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고 ‘V1’이라고 이름 지었다. 의대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도 틈틈이 컴퓨터언어를 공부한 덕분이었다. 이때부터 하루 4~5시간 자면서 새벽에 백신 개발, 낮에는 의학 연구를 하는 투잡 생활을 7년 동안 계속했다. 그렇게 개발한 백신을 무료로 공개했다. 그는 “바이러스 피해가 커지는데 나서는 사람이 없어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입대 전날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석별의 정을 나누는 일반인들과 달리 그는 해군 군의관으로 입대하는 날 새벽까지 ‘V3’를 개발하다가 가족과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헤어지기도 했다.
만 27세에 최연소 의예과 학과장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벤처기업 ‘안철수연구소’를 세우고 CEO가 됐다.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어음깡’도 하고 서울대 교수로 있는 아내의 월급을 빌리기도 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게 된 것도 이때부터였다고 한다.
안철수연구소는 1999년 ‘체르노빌 바이러스’ 사태를 계기로 업계 1위에 올랐다. 개인에겐 무료로 배포하고 기업에서 수익을 내는 구조는 사회적기업의 모델이 됐다. 그는 회사 사정이 어렵던 1997년 미국 정보보안회사 맥아피의 1000만 달러(약 114억원) 인수 제안을 “돈보다 공익이 중요하다”며 거절했다. 2000년엔 회사 주식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2005년엔 창립 10주년을 맞아 “CEO의 영향력이 너무 크면 회사 성장에 방해된다”며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 미국 유학을 떠났다. 그는 2011년 ‘동그라미재단’을 만들어 안랩(안철수연구소) 지분의 절반(당시 약 1500억원)을 기부했다.
안 후보는 국가의 근간이 교육이며 어려울 때일수록 교육을 개혁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교육대통령’이 되겠다는 말도 한다. 그가 지난 3월 21일, 전북 무주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노인전문교육원 개관식에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참석한 이유다. 그에게 교육원 개관 의미를 묻자 망설임 없이 “저는 평소 평생교육을 얘기해왔다. 어르신들이 교육시설을 만들어 끊임없이 공부하는 건 본인을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서 정말 좋은 일이다. 시설도 깔끔해 마음에 든다”고 대답했다. 안철수 후보의 특별한 부분들이 대선 경쟁에서 그에게 얼마나 도움을 줄지 지켜볼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