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중 한사람이 외국인인 다문화가정 청소년들 6명 가운데 1명만이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생각하고, 절반 이상은 외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리 사회가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이들이 사회에 적응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한국 사회의 다민족적 성격을 인정하고, 한국이 실제와는 다른 ‘단일 민족 국가’라는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청소년학회(회장 정하성)가 지난 3월 전국 60여명의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16.7%만이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답한 반면 43.3%는 자신을 ‘외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나는 한국인과 외국인 모두에 해당한다’고 답한 청소년도 33.3%를 차지했다.
한국이나 학교생활 등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청소년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절반에 가까운 46.6%의 학생이 ‘만족한다’고 답했고,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3.3%에 그쳤다.
‘외모나 이름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이나 따돌림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56.7%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그렇다’고 답한 학생은 20%로 나타났다.
또 ‘사회적 편견과 차별 때문에 생활하기 힘들다’는 항목에 대해서는 48.4% 학생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16.7%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밖에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고 싶냐’는 질문에는 21.7%가 그렇다고 답했고, 한국에 남겠다는 응답자는 33.3%였다.
한국청소년학회 우 룡 사무총장은 “조사를 통해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이 우려했던 것보다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정체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에게 한국인으로의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외국인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사회에 적응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