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살롱-남자 같은 여자, 여자 같은 남자
문화살롱-남자 같은 여자, 여자 같은 남자
  • 이미정
  • 승인 2007.08.31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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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적 감정 ‘안방도 들썩’

MBC 텔레비전 드라마 ‘커피프린스1호점’. 여주인공역을 맡은 윤은혜〈사진〉가 단연 돋보였다. 인기가수로 텔레비전에 출연해 공주역을 맡아 큰 인기를 끌더니 이번에는 남자 같은 여자 이미지로 성공을 거뒀다.

 

시대를 앞서가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는 것이 텔레비전 드라마의 생리이지만 이번 것은 좀 의외였다.


어르신들은 별로 안 보아 모르겠지만 이 드라마가 묘한 동성애적 감정을 자극하여 성공했다는 뒷이야기가 들린다.

 

즉 의외라는 것은 강한 것이 미덕인 남성의 모습은 여성처럼 섬세하게 그려지고, 예쁘고 깜찍해야 할 여성이 옛날 ‘선머슴 같다’고 하던 모습으로 그려진 것이다. 여기에 동성애적 감정을 곁들여 안방의 젊은이들을 매료시켰다.


이 드라마가 왜 시청자들에게 어필됐을까. 그것도 젊은층에게는 대박이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을까. 남자 주인공 공유도 젊은 언니들이 ‘공유(共有)’ 싶어 한다고 신문의 연예면에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여성들이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남성을 좋아하고 있다는 얘기다. 근육질에 무뚝뚝하고 씩씩한 남성은 이제 여성들에게 인기가 없게 된 것이다.


어르신들은 이해하기 어렵고 답답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일회성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그동안 꽃미남 이야기가 얼마나 많았는가. 홍콩의 영화배우 장국영이 출연한 영화 ‘패왕별희’는 여성스런 남성의 사랑이야기였는데 국내에서도 크게 히트했다.

 

2005년에 나왔던 이준기의 한국영화 ‘왕의 남자’도 같은 코드였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꽃미남, 동성애적 수요가 있어왔다. 즉 여성스런 남성의 사랑 얘기에도 감동했지만 주인공 남성의 여성스런 매력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된 이유가 있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지거나 이성간의 사랑이 심심해서가 아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선생님들이 대부분 여성들이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고, 서구화된 식생활문화도 영향이 있을 거라는 얘기다.

 

여성 선생님이 여성스럽게 행동하도록 은연중 유도하고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성장하는 학생들이 영향을 받는 것은 틀림없다. 미국이나 유럽도 그점에서 고민이 비슷하다.


이렇게 성장한 우리 귀한 손자·손녀들이 지금 텔레비전 채널권을 움켜쥐고 있다. 이들이 문화도 새롭게 바꿔가고 있다. 윤은혜가 소년 같은 모습으로 연기하는 것을 보고 열광한 것도 어쩌면 그들의 정서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일 게다.

 

앞으로는 여성스럽지 못하고 무작정 씩씩하거나 거칠게 행동하는 모습이 코미디 소재가 될 지도 모른다. 여성스러운 모습이 훨씬 더 지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강인한 여성, 부드러운 남성이 시대적 코드로 굳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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