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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로 다시 읽는 ‘아라비안 나이트’
국립중앙박물관 ‘아라비아의 길’ 전
[570호] 2017년 05월 19일 (금)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기원전 8800년 제작된 말,
사우디 초대 국왕 유품 등 선봬

   
 

‘아라비안 나이트’(천일야화)는 아라비아의 처녀 셰헤라자데가 샤리아 왕에게 1000일 동안 들려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샤리아 왕은 왕비의 부정에 충격을 받아 매일 밤 처녀와 잠자리를 하고 날이 밝으면 그 처녀를 죽였는데, 셰헤라자데는 죽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일 밤 이야기를 지어냈다. 지난 5월 12일, 서울 국립중악박물관에서는 셰헤라자데의 음성이 감도는 것 같았다. 아라비아를 통째로 옮긴 듯한 전시장에선 신밧드, 알라딘, 알리바바 등 셰헤라자데가 만든 캐릭터들이 되살아나 끝나지 않은 모험을 다시 펼치고 있었다.
선사시대부터 20세기까지 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를 조망하는 특별전 ‘아라비아의 길-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 전이 오는 8월 15일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된다.
아라비아는 고대 문명의 교차로이자 이슬람교의 발상지로서 세계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13개 주요 박물관이 소장한 466건의 중요 문화재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다.
전시의 첫 머리에서는 기원전 4000년경에 만들어진 신비로운 석상을 비롯해 선사시대 아라비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라비아 반도 북부와 남서부 지역에서 출토된 석기들은 아라비아에서의 인류 정착 과정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아라비아 만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딜문(Dilmun)으로 알려졌던 고대 문명의 정체를 밝힌다. 이 지역은 기원전 3000년 무렵부터 메소포타미아와 인더스 계곡을 잇는 해상 교역로의 중요한 거점이었다. 아라비아 만을 무대로 두 거대한 문명과 교류했던 흔적은 다채로운 문양이 가득한 녹니석 그릇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원전 1000년 무렵에는 아라비아의 향 교역로가 생겨난다. 3부에서는 아라비아 북서부의 타미아, 울라, 까르얏 알파우 등 향 교역으로 번성했던 고대 도시들을 소개한다. 다양한 도상(圖像)이 새겨진 석비와 거대한 사원을 장식했던 큰 조각상들은 국제적인 고대 도시의 화려한 흔적들을 생생히 보여준다.
4부에서는 6세기 이후 이슬람교의 확대에 따라 새롭게 형성된 순례길을 조명한다. 여기서 출토된 유물들은 먼 길을 떠나야 했던 순례자들의 여정과 이슬람 시대의 삶이 담겨있다. 전시 마지막 공간에서는 1932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 국왕으로 등극한 압둘아지즈 왕의 유품과 19세기의 공예, 민속품들을 선보이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의 역사와 문화 전통을 소개한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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