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인인력개발원, 국제노년학‧노인의학회 주최 국제학술대회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국제노년학‧노인의학회 주최 국제학술대회
  • 조종도 기자
  • 승인 2017.06.02 14:08
  • 호수 5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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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차별 극복 위해 NGO가 적극적 역할 해야”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63% “노인들은 변화에 적응 못한다”고 답변
쉬플리 美 은퇴자단체 대표 “‘노화=쇠퇴’로 보는 연령차별에 도전”

“연령차별(노인, 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차별)은 인권의 문제이며 노인의 의존성을 가져오는 근본 원인이다. 연령차별을 불식시키려면 정부차원의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며 건강이나 고용 등에서 NGO(비정부기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5월 2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알랭 프랑코 전 IAGG(국제노년학·노인의학회) 사무총장이 프랑스의 연령차별에 대해 발표한 내용이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원장 최성재)이 국제노년학‧노인의학회(IAGG, 회장 차흥봉), 한국노년학회 등과 공동으로 개최했으며, 서구사회의 연령주의와 동양사회의 연령주의에 대한 현황과 사회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김문정 노인인력개발원 선임연구원은 전국 5인 이상 기업체의 인사 담당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고령자에 대한 인식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올해 4월 1개월간 설문지를 통한 이메일 및 전화조사로 이뤄졌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사회는 전반적으로 연령차별이 강하지는 않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고령자의 능력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즉 노인 스스로가 연령차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인사담당자의 63%는 “고령노동자는 일반적으로 젊은이만큼 일을 효과적으로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대부분의 노인들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에 대해 68%가 공감했다. 그러나 인사담당자의 80%는 “노인의 능력은 교육·훈련으로 충분히 향상시킬 수 있다”고 응답해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몇 세부터 노인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해서는 평균 69.1세를 꼽았다.
김 연구원은 “한국사회에서 연령차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반 국민뿐 아니라 기업의 임원, 인사담당자들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이와 함께 노인 스스로 비합리적 사고를 개선하고 노인차별을 당연시하는 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에는 프랑스·미국·영국의 연령차별 사례가 발표됐고 오후에는 일본‧싱가포르 등 동양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프랑스의 알랭 프랑코(Alain Franco)는 노화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보여주면 혈압, 심박수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다는 미국 예일대학 베카 레비(Becca Levy) 박사의 연구를 소개했다.
영국 켄트 대학의 한나 스위프트(Hannah Swift) 박사는 유럽 지역의 연령차별 현황을 발표하며, 조사 결과 성차별‧인종차별보다 연령차별을 경험하는 빈도가 높다고 밝혔다. 스위프트에 따르면, 유럽인들은 평균 62세부터 노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년퇴직인협회(AARP, 회원수 3800만명)의 바바라 쉬플리(Barbara Shipley) 부회장은 나이듦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건강증진과 수명연장, 삶의 질 향상, 행복한 삶, 현명한 삶 등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쉬플리는 “미국에서는 매일 1만명이 65세 노인이 되고 있다”면서 “미국 50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 총액이 7조6000억달러(약 8300조원)에 이르는 만큼, ‘노화=쇠퇴’로 보는 연령차별에 대해 도전장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오큐야마 쇼지 일본 도쿄경제대학 교수는 “초고령사회인 일본 사회도 노화와 노인에 대해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 편견을 더욱 많이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오큐야마 교수는 연령차별에 대한 사회적 해법으로 일본의 퇴직연령제도를 들었다. 일본은 고령자고용안정법에 의해 많은 기업들이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하고 있고, 종업원 규모 30인 이상인 기업의 65세 이상 노인 고용률이 4%에 이르고 있다. 오큐야마는 이와 함께 “TV, 광고 등과 같은 미디어가 노인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기훈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고령자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연령차별을 극복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면서 “한국이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나 정부예산을 바탕으로 한 나눠주기식 사업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일본에서 시도하고 있는 ‘모자이크형 취로모델’을 대안의 하나로 제시했다. 모자이크형 모델은 여러 명의 고령자를 결합하여 한 사람의 능력 있는 가상노동자를 만들어 노동시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말한다.
조종도 기자 jdcho@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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