敬로당은 慶로당이 돼야 한다
敬로당은 慶로당이 돼야 한다
  • 정재수
  • 승인 2007.09.01 14: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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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천칼럼]

아파트가 많은 도시 지역에서 노인이 소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파트생활 자체가 익숙지 않거니와 좁은 공간에서 손자와 며느리와 부대끼는 것도 불편하다. 그래서 웬만큼 요령이 있는 노인들은 아파트단지 경로당이나 노인대학, 혹은 복지관 같은 데에 나가 집을 비워준다. 아파트에서는 시부모이든, 아니면 어느 한분이든 함께 있는 것 자체가 며느리한테는 고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성이 없는 노인들의 경우 공원에서 배회하기에는 자신이 너무 따분한 것 같다고 여긴다. 노인들이 모이는 경로당에 가서 고스톱이나 하면서 이런저런 그저 그렇고 가벼운 이야기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도 마음에 차지 않는다. 그렇다고 노인대학이나 복지관에 가서 잘난 척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내키지 않아 집에서 혼자 보낸다.

사회성이 없이 이렇게 보내는 것은 좋지 않다. 당신 방에 흔히 말하던 대로 뒷방 차지하고 들어앉아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본인 건강에도 안 좋고, 가족을 불편하게 한다. 우울증이 생기고 자학하게 되며 스트레스가 심해 치매가 올 가능성도 많아진다.

또 본의 아니게 선량한 가족들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 수가 있다. 노인들은 씻는 데 익숙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노인의 몸과 잠자는 방에서 냄새가 나고, 며느리나 손자손녀가 가까이 가기 어려워한다. 따돌림을 당하는 인상을 주어 딸이나 다른 아들이 화를 내기 십상이다. 노인의 마음가짐이 이렇게 집안간의 우애에도 영향을 크게 미친다.

그래서 생각해보는 것이 敬(경)로당을 기쁠 경, 慶(경)로당으로 만드는 것이다. 노인들이 받들어 모셔지는 공간인 것만이 아니라 노인들이 기쁘고 즐거워하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얘기다. 좋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먼저 마음을 열고 공경할 경자 경로당을 기쁠 경자 慶로당으로 여기고 찾았으면 한다. 이제는 경로당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이 마련되어 있다.

집에 어르신이 안 계실 때를 며느리는 기다린다고 한다. 큰대자로 드러누워 쉬기도 하고 전화통화로 수다를 떨 수 있는 자유를 느끼고 싶다는 며느리들을 위해서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멀고 먼 노후생활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가까운 경로당을 찾아 보시기를 권한다. 공경할 경자 경로당이 기쁠 경자 慶로당이 될 수 있다.

그러면 며느리나 손자·손녀도 ‘우리할아버지’ 하며 안길 것이다. 경로당 활성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사회성을 가져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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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3 04:42:29
늙을수록 움직이고 줄거워야 앤돌핀이솟아야건강하다. 정부는 노인당에 노래방기기를 기증할수없는지요 노인들 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