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불면증…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 임세원 성균과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
  • 승인 2017.06.16 10:59
  • 호수 5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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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17>

전 세계적으로 7억5000만 장의 음반을 판매한 팝의 황제이자 모든 가수의 우상이며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슈퍼스타. 그의 이름은 마이클 잭슨이다. 지난 2009년 사망한 마이클 잭슨의 직접사인은 심장마비로 알려졌다. 하지만 심장마비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불면증 치료를 위해 투여한 프로포폴이었다.
우유주사로 알려져 있는 마취제 프로포폴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많은 여자 연예인들이 불법으로 프로포폴을 투여한 사건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 이 사건의 쟁점은 의료목적이었는지, 아니면 중독성이 있었는지의 여부다. 중독성이 있었다면 그 역시 불면증 때문일 것이다. 얼마나 잠이 안 와 괴로우면 마취제까지 맞고자 했던 것일까? 누군가는 늘 잠이 부족해 걱정이라는데 도대체 잠이 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불면증은 명칭이 말해주는 것처럼 병명이라기보다 하나의 증상이다. 불면의 원인은 무수히 많지만 원인이 무엇이든 잠과 관련된 불편함을 경험하고 그로 인해 낮에 해야 하는 일들에 지장을 받는다면 그것이 바로 불면증이라고 할 수 있다.
불면증의 형태는 크게 잠들기 어려운 ‘입면곤란형’, 잠들기는 하지만 중간에 자주 깨는 ‘수면분절형’, 이른 새벽에 잠이 깨어버리면 다시 잠들기 어려운 ‘조기각성형’ 등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불면증의 형태에 따라 원인을 대략 추정해 볼 수 있는데 입면곤란형은 상황적 스트레스나 불안 등의 정신과적 용인이 원인인 경우가 제일 많으며, 잠들기 전에 다리에 이상증상이 나타나는 하지불안증과 같은 특정 수면장애가 원인인 경우도 있다.
수면분절형의 경우, 코골이와 함께 나타나는 수면무호흡증은 아닌지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해 무호흡 시간이 길어지면 뇌로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줄어들어 우리의 뇌는 숨을 쉬기 위해 잠을 깨우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밤새 되풀이되면 자주 깨며 잠을 오래 자도 늘 피곤해하는 경우가 많다. 조기각성형일 때에는 우울증이 주된 원인인 경우가 많다. 만약 2주 이상 조기각성이 지속되고 있다면 정신과 상담을 통해 우울증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일반적 의미에서의 불면증은 다른 질환 때문에 나타나는 불면증이라기보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 즉 불면 그 자체를 의미한다. 불면증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이 있다. 지나치게 깨어 있게 되면 문제가 된다는 점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은 눈꺼풀이다’라는 옛말이 있는 것처럼 잠을 못자면 그 다음날에는 반드시 더 졸리게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그러나 사람들은 잠을 못자는 사실과 그로 인해 다음날 경험하게 되는 두통이나 집중력 저하, 피로 등의 일시적 현상을 미리 걱정하며 잠을 못 잘 것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우리 뇌의 각성수준이 높아져 오히려 잠은 더 오지 않는다.
따라서 불면증의 발생을 막고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뇌의 각성수준을 높여 잠을 쫓아버리는 수면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버려야 한다. 수면제는 신경세포가 과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막으며, 인지행동치료는 잠자는 것에 대한 불안과 긴장을 줄여준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는 이완방법으로 명상이나 반식욕, 요가 등도 도움이 된다.
숙면을 위해 꼭 기억해야 할 점은 낮과 밤은 자석의 양극과 음극처럼 한 세트라는 사실이다. 밤에 못 잤다고 낮잠을 잔다거나 초저녁부터 잠을 자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야간수면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잠이 오지 않는 날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밤에는 억지로 자려고 하지 말고 ‘오늘 못자면 내일은 잘 자겠구나’라는 마음으로 덤덤히 그날 밤을 보내면 된다. 잠은 우리 스스로 쫓아내지 않는 한 틀림없이 오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임세원 / 성균과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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