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학열이 선사한 눈물의 졸업장”
“향학열이 선사한 눈물의 졸업장”
  • 이미정
  • 승인 2007.09.0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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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이대 졸업 서정애·고졸 검정 정영환씨

최근 각계각층 유명 인사들의 학력위조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흔이 넘은 나이에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눈물의 졸업장’을 따낸 어르신들이 화제다.


첫 번째 주인공은 8월 31일 이화여대 2006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금혼학칙 폐지 이후 재입학한 ‘5인방’ 가운데 최고령 졸업생 서정애(73·사회복지학과 54학번)씨.


1954년 이화여대에 입학했지만 1학년 한 학기만 마치고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그는 금혼학칙이 폐지된 2003년 이듬해 3월 재입학했다.


결혼 뒤 5남매의 어머니이자 아내로 평범한 주부의 길을 걸어온 그가 재입학을 하게 된 데에는 그의 학업 중단을 누구보다 아쉬워했던 남편의 적극적인 권유가 큰 힘이 됐다.


50년 만에 여대생으로 돌아온 그는 손녀뻘 되는 후배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시간만 나면 책을 들여다봤다.


졸업 이수학점인 120학점보다 12학점이나 더 신청한 그는 132학점을 수강하고 평균 4.3만점에 3.0대로 졸업장을 받았다. 최고 점수인 A?도 여러 개.


사회복지과에서 ‘왕언니’로 불렸던 그는 후회없는 학창시절을 즐기기 위해 각종 행사나 MT도 마다하지 않고 참여했다.


“대학생활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는 그는 졸업 뒤 올해 9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한국여성노인회’에서 활동 할 예정이다.


두 번째 주인공은 8월 1일 2007 제2회 고졸 검정고시에서 전국 최고령으로 합격한 정영환(77·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씨.


어린 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그의 최종학력은 초등학교. 19살에 군에 입대한 그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철원 백마고지와 금화 저격능선 전투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한 뒤 1977년 중령으로 예편했다.


이후 그는 2남1녀 자녀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세탁소를 운영하기도 했고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해 10여년 간 부동산 중개업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늘 가슴한편에는 짧은 학력과 못 배운 서러움이 그를 괴롭혔다.


그는 “가까운 전문대 호텔관광과에 들어가 일본어를 공부하고 싶다”며 “젊은이들과 공부하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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