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스런 사위, 전남 화순군 남면 김각수 어르신
효성스런 사위, 전남 화순군 남면 김각수 어르신
  • 이미정
  • 승인 2007.09.07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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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효행 문화도 바뀌고 있습니다. 전시대에서 우리 윗세대들이 보여주었던 효심과 달리 요즈음은 효에 대한 개념이 바래고 퇴색된 것이 시실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깊은 효심으로 부모님을 봉양하며 사회를 밝게 하는 많은 효행자들이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전국의 효자, 효녀, 효부들을 만나 효행 사례들을 살펴봄으로써 효의 개념을 새로이 정립하고자 합니다.


자식이 제 부모 모시기도 꺼리는 세상에, 82세 사위가 치매에 걸린 99세 장모를 지극정성으로 봉양하고 있어 화제다.


전남 화순군 남면 원리 김각수(82) 어르신이 그 주인공이다. 그토록 효성스런 사위가 있다는 소식에 조백환 대한노인회 화순군지회장과 김기홍 사무국장, 민동기 남면 분회장과 함께 김각수 어르신 댁을 방문했다.


김각수 어르신이 장모를 모시고 살고 있는 집은 여느 시골에서 볼 수 있는 보통 양옥집이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 무표정한 얼굴로 밖을 내다보고 있는 99세 정순섭 할머니가 손님을 먼저 맞았다.


김각수 어르신의 장모인 정순섭 할머니는 중증치매를 앓고 계셨다. 정 할머니는 김각수 어르신의 아내이자 딸인 최남진(75)씨에게 “댁이 뉘시오”라고 말할 정도로 증상이 심했다.


정순섭 할머니는 딸만 5명을 낳았는데 15년 전 맏딸인 최남진씨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 할머니는 5년 전부터 치매증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딸도 알아보지 못할 만큼 증상이 악화됐다.


김각수 어르신은 장모의 대소변을 손수 치우고 청소하는 것은 물론 식사 때마다 장모를 대신해 직접 한 술 한 술 밥을 떠 고기반찬을 올려드리는 등 하늘도 감복할 만한 정성으로 모시고 있었다.


김각수 어르신은 자신도 언제 어떤 변고를 당할지 모르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음식이 있을 때면 “나는 언제라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기회가 많으니 장모님께서 먼저 드셔야 한다”며 장모님을 가장 먼저 챙겨드리고 있다.


김각수 어르신은 82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부인과 함께 자신 소유의 논 2644㎡(800평)와 빌린 논 6611㎡(2000여평)을 직접 경작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그 나이쯤이면 있는 땅마지기도 남에게 부치라고 내놓아야 할 판인데 노부부가 손수 짓고 있으니 대단한 건강이다.


그런데 노부부가 논일을 위해 잠시라도 집을 비우면 정순섭 할머니는 옷을 모두 벗고 사위와 딸을 찾는다며 마을을 배회하기 일쑤여서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 하지만 김각수 어르신은 일하는 틈틈이 장모님이 잘 계신지 확인하며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다 해내고 있다.


특히 김각수 어르신 가문은 250여년 8대째 지금의 원리 마을에 살고 있는데 6남매 중 막내인 어르신은 지금도 조상 제사를 직접 지내고, 선영도 손수 돌보는 등 진정한 효를 실천하고 있다.


 이정희 화순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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