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꼭 병원에 가야 하나?
감기, 꼭 병원에 가야 하나?
  • 김철환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 승인 2017.07.07 11:31
  • 호수 5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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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20>

건강하던 사람이 병원이라도 가게 되면 꼭 하는 말이 있다. “저는 평소에 감기 한 번 안 걸리던 사람이에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감기’를 거론하는 건 자주 걸릴 수 있는 병이지만 금방이라도 털고 일어날 수 있는 가벼운 병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한 해 동안 몇 번이나 감기에 걸릴까? 평소 손을 잘 씻고 사람 많은 곳에 자주 가지 않는 사람은 1년에 0~1회 정도 감기에 걸리며 위생 관리를 잘 못하거나 같은 방 안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자는 경우에는 7~10회 정도 감기에 걸린다는 통계가 있다. 평균적으로 한국인은 한해 3~4회 감기에 걸린다고 한다.
20대 여성 오건강(가명) 씨는 환절기만 되면 감기를 앓곤 했다. 이번에는 조용히 넘어갔으면 하고 바랐지만 환절기가 되자 어김없이 감기가 찾아왔고 콧물과 기침을 동반한 몸살 증상까지 나타났다. 회사를 조퇴하고 집으로 가는 길, 오건강 씨는 병원에 들를까 말까 고민에 빠졌다.
흔히 ‘감기는 그냥 두면 7일, 약 먹으면 1주일 만에 좋아진다’고 한다. 이 말은 감기를 낫게 하는 특효약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고, 결국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에 간다고 뾰족한 수가 있을까 싶다가도, 그나마 약을 먹으면 아픈 것이 조금 낫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100가지도 넘는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병이다. 주로 코와 인후의 점막에 침범해 콧물, 기침, 가래, 열 등을 일으키며,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몸살은 감기 증상과 함께 근육통이 동반되는 것이다.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지만 몸살이 심한 경우, 일부는 급성편도선염이나 급성인후염 때문이며 독감 유행시기에는 독감이 원인일 수 있다.
오씨처럼 감기에 걸렸을 때 병원에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다. 대부분의 감기나 몸살은 의사를 만나거나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자가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환자 스스로 혹은 가족이 생각할 때, 가벼운 감기나 몸살이라고 판단되면 푹 쉬도록 하고 증상이 나타나면 그에 따라 대처하면 된다.
즉, 열이 날 경우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해열진통제를 복용하고, 콧물이 심하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도록 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일반약으로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고, 야간이나 휴일에는 슈퍼나 편의점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감기 증상 중 목이 많이 아픈 경우에는 급성편도선염이나 인후염이 원인일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하지만 어린이가 목이 아플 때에는 베타용혈성연쇄상구균이라는 독한 균이 원인일 수도 있다. 이 세균은 감염 후 심내막염이나 사구체신염을 일으킬 수 있어 세균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어린이의 경우 목이 아프다고 하면 단순한 감기로만 생각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세균에 감염된 후 항생제의 종류에 따라 3~7일 정도 계속 복용해야 하는데,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항생제를 중단하면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감기에는 굳이 항생제 치료가 필요 없지만 세균 감염을 치료하고 그 합병증을 막아야 할 증상이나 징후가 나타날 경우에는 항생제 치료가 이뤄지기도 한다. 독감일 경우에도 증상과 바이러스 검사결과에 따라 독감 특효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감기 증상이라 하더라도 열이 높다거나 7일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평소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약자의 경우, 또는 증상이 단순한 감기가 아닌 것 같을 때에는 반드시 의사의 진찰과 처방이 필요하다.
면역력을 강화하면 감기에서부터 암과 같은 크고 작은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다. 마음을 편하게 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꾸준히 운동하면서 면역력을 키우자. 스스로 건강한 몸을 만들면 계절마다 찾아오던 감기도 모른 체 지나쳐 갈 것이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김철환 /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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