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개고기 식용 반대’ 시위
도 넘은 ‘개고기 식용 반대’ 시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7.14 11:34
  • 호수 57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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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더위가 시작되자 ‘개고기 식용’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씩 개고기를 판매하는 곳에 우르르 몰려가 영업방해 수준으로 보신탕을 먹는 것을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중 몇몇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개고기를 팔지 말라는 항의를 들은 한 상인이 이 단체에게 “당신들은 닭 파는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행동하냐”고 되묻자 엉뚱하게도 “우리는 닭을 안 먹는다”는 답을 내놓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항의하지 않는다고 자인한 것이다. 복날에 닭은 먹어도 되고 개는 안 된다는 논리인데 이 점은 선뜻 인정하기 힘들다. 개고기 식용은 필사적으로 반대하지만 나머지 동물에 대해선 방관하는 꼴인데 개 사료에도 닭‧소‧돼지가 들어간다.
인간은 잡식동물이다. 채식만 추구하는 사람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 고기를 먹고 산다. 의사들도 영양을 고루 섭취하기 위해선 육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세계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다. 정처 없이 떠돌던 유목민도 한 자리에 정착해 살아가던 농부들도 가축을 기르거나 사냥을 통해 고기를 섭취해 왔다. 순한 양을 사냥하는 사자를 비난할 수 없듯이 인간의 육식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은 시대,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인정한다. 자신이 돌보는 동물을 먹지 말자는 주장도 전적으로 동감한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생각을 강요하는 것에 대해선 명백히 반대한다. 합법적으로 취득했다는 전제 아래 무엇을 먹든 개인의 자유다. 그걸 침해할 권리가 타인에겐 없다. “나는 개고기를 먹지 않겠어”는 맞지만 “당신도 개고기를 먹지마”는 틀렸다.
십수년 전만 해도 가축을 키우고 도축하는 환경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 사료를 잘 먹여서 기름지게 키워서 사람이 먹을 때 맛있으면 그만이었다. 동물의 고통과 상관없이 사육방식은 인간의 입맛에 맞춰져 왔다. 하지만 동물이 ‘음식’이 아닌 동반자라는 인식이 점차 확대되면서 기존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알고 서서히 바뀌고 있다. 각 농가에서는 주어진 조건에 따라 최대한 닭‧소‧돼지가 쾌적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에서 보기엔 만족할 수준은 아니겠지만 분명하게 변하고 있다.
애견인들은 분개하겠지만 적법하게 사육해 납득할 만한 방법으로 정당하게 도축된 개고기를 먹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정말로 개를 사랑한다면 애지중지 돌본 ‘가족’을 훔치거나 몽둥이로 두들겨 패는 등 잔인한 방식으로 개고기를 만들어내는 환경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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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 2017-07-16 23:13:05
나쁜짓을해도 아~ 닭한테도 하는거니까 가만있어야지~이래야하나??
시위는 동물단체가 주체하지만 일반시민들이 더 많이 참석해줌
오죽 괴롭고 힘들면 그더운날 소중한시간내서 먼데서 오는건데뭘
정당하게 일하면 누가 시위하러오겠냐고
이기사 웃기다

ㅇㅇ 2017-07-16 23:05:43
개고기는 식품이 아니고 식용불가라고 축산위생관리법에서 빠져있는데
그리고 현행법만 지켜도 개식용은 이미 불법임
도대체 그렇게 더러운환경에서 더럽게 학대하고 불법행위 수두룩하고 잔인하게 죽여서 만드는일을 왜 가만히 보고있어야만하지?? 시위에 참석은 안하지만 시위하는 분들 지나가다 보면 지지함 응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