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덩케르크’ 손에 땀 쥐는 연합군 40만 생환 작전
영화 ‘덩케르크’ 손에 땀 쥐는 연합군 40만 생환 작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7.21 14:45
  • 호수 57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규모 철수 이끈 ‘다이나모 작전’ 실화 생생한 재현

1940년 5월, 독일군은 프랑스-벨기에 국경지대의 프랑스 방어선을 돌파하고 그대로 영국 해협을 향해 밀고 나갔다. 이 과정에서 연합군은 둘로 갈라졌고, 영국군은 퇴로를 차단당한 채, 해안에 고립되고 만다. 수십만명의 군인이 독일군에 의해 무자비하게 학살당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연합군은 이들을 인근 덩케르크 항구로 철수시키는 작전에 돌입한다.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작전이었지만 놀랍게도 40여만명이 생환하게 된다. 전쟁 역사상 전무후무한 성과였다.
이 놀라운 실화를 다룬 영화 ‘덩케르크’가 7월 20일 개봉했다. 작품은 1940년 5월 26일부터 6월 4일까지 8일간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서 이뤄진 ‘다이나모 철수 작전’을 재구성했다.
영화가 제작될 당시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다. 수많은 영화의 소재로 사용돼 식상해진 2차 세계대전을 다루는데다 성공한 작전을 그린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작품은 이러한 우려를 참신한 이야기 전개 방식과 압도적인 영상미로 극복해나간다.
먼저 영화는 총탄과 피와 비명이 난무하는 참혹한 전쟁영화의 공식을 피한다. 대신 생사의 갈림길에 선 인간들이 느끼는 초조함과 불안을 정밀하게 묘사한다. 독일군이 등장하는 장면은 단 한 번에 불과하지만, 시종일관 영화에 흐르는 긴장감은 여느 전쟁영화보다도 팽팽하다. 이를 통해 죽음이란 공포에 휩싸인 인간의 약한 내면과 절박한 심경을 보여준다. 끝까지 살아 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군인들을 부각시킴으로써 사람을 더 많이 죽여야 승리를 쟁취하는 전쟁의 악랄함을 비판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작품은 해변에서 일주일, 바다에서 하루, 하늘에서 한 시간을 교차 하는 방식으로 엮었다. 언제 올지 모르는 고국의 구조를 기다리는 해변가의 군인들, 그리고 그들을 구하러 요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 해변가를 폭격하는 독일 전투기를 요격하려고 출격한 영국 전투기들. 이렇게 각각의 시간들 속에서 보내는 이야기를 교차편집해 마침내 철수하는 그 시간과 공간으로 관객을 이끈다. 거듭되는 교차편집으로 그들의 입장이 동시간의 흐름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같은 상황에 놓인 이들이 각자 어떠한 고민과 고통을 견뎌냈는지를 강조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부각시킨다.
이와 함께 실제 덩케르크 해변에서, 실제 배우들과 당시의 선박, 비행기 등으로 촬영한 장면은 사실성을 극대화시킨다. 1300명의 엑스트라, 스핏파이어 전투기, 실제 폭발물 설치, 특수효과 배제, 조종석 시점화면 등 관객들이 최대한 사실감을 느끼도록 작업했다. 특히 소형 아이맥스 카메라를 비행기에 장착해 직접 하늘을 비행하며 담아낸 공중전은, 앞서 어떤 전쟁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장면을 체험케 한다. 배성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