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공연된 뮤지컬에 ‘해어화’(解語花)란 제목이 붙었습니다. 그 ‘해어화’는 국어사전에는 ‘말을 알아듣는 꽃이라는 뜻으로, 미인을 이르는 말’이라고 돼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 말은 기생의 또 다른 별칭입니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그들의 시와 풍류를 알아듣는다 하여 기녀들을 말을 하기도 알아듣기도 하는 꽃이라 해서 해어화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조선시대 기생들은 요즘 화류계 여성들과는 달리 가무악(歌舞樂)은 물론 시(詩)·서(書)·화(畵)에도 능했던 황진이 같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하지요.
기생들과 관련된 말로 ‘기방오불’이란 말이 있습니다. 기방에서 하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를 뜻합니다. ‘기생의 맹세를 믿지 마라, 기방에 꽃을 들고 가지 마라, 기방에서 처첩 자랑하지 마라, 기방에서 문자자랑 하지 마라, 기생 앞에서 제집 효녀·열녀 자랑하지 마라.’ 따위입니다. 그건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겠지요?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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