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이어 아내까지… ‘가족예능’ 나왔다 하면 뜬다
자식 이어 아내까지… ‘가족예능’ 나왔다 하면 뜬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8.18 13:49
  • 호수 5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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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전성기 맞은 TV ‘가족예능’
▲ MBC '아빠 어디가?' 폐지 후 침체됐던 가족예능이 최근 SBS ‘미운 우리 새끼’ 등이 인기를 끌면서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최근 좋은 방을 얻고 있는 SBS ‘싱글 와이프’ 이미지.

노총각 연예인 관찰하는 어머니 내세운 ‘미운우리새끼’ 시청률 1위
연예인 아내 출연 ‘싱글와이프’, 이재명 시장 나오는 ‘동상이몽2’ 인기

유난히 무더웠던 7‧8월 주말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예능방송은 10년 넘게 사랑을 받은 MBC ‘무한도전’도 KBS ‘개그콘서트’도 아니었다. 중국을 비롯해 중화권에서 큰 사랑을 받는 SBS ‘런닝맨’도 아니다. 박수홍‧김건모‧토니안‧이상민 등 노총각 연예인 4명과 그들의 어머니가 출연하는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가 차지했다. 한때 큰 인기를 끌었다가 식상하다는 이유로 한동안 주춤했던 ‘연예인 가족예능’(이하 가족예능)이 부활한 것이다.
가족예능이 ‘미우새’의 성공과 ‘동상이몽2’, ‘둥지탈출’ 등 신작들의 호평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기존 가족예능이 연예인과 가족이 함께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최근엔 미리 연예인 혹은 가족의 활동 모습을 찍은 VCR을 스튜디오에서 품평하는, 일종의 관찰예능으로 변화한 것이 반응을 얻고 있다.
가족예능의 제2의 전성기를 이끄는 것은 SBS ‘미우새’다. ‘다시 쓰는 육아 일기’라는 콘셉트로 어머니가 혼자 사는 아들의 일상을 지켜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 큰 자식과 이를 지켜보는 어머니들의 다양한 반응으로 신선함을 이끌어 내며 가족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를 열었다.
매 회마다 어머니들의 거침없는 입담은 화제의 중심에 오르고 있다. 파일럿 방송(정규편성 전 시범방송)에서부터 MBC ‘라디오스타’를 누르고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혜성 같이 등장했고 일요일로 옮겨 간 뒤에는 20%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주말예능 최강자로 등극했다.
이재명 시장의 출연 등으로 화제를 모은 SBS ‘동상이몽2’는 부부의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남자와 여자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호평받고 있다. 배우 추자현‧우효광 부부, 전 아나운서 이지애‧김정근 부부, 이재명 성남시장과 김혜경 부부가 출연해 일상 모습을 보인다. 기존엔 볼 수 없던 신선한 조합이 인기 요소로 꼽히고 있다. 특히 국내 브라운관에 처음 얼굴을 드러낸 중화권 스타 우효광은 한국 남성과 다른 매력을 보여주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동상이몽2’는 10%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8월 2일 첫 방송한 SBS ‘싱글와이프’도 아내들이 가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낭만적인 일탈을 꿈꾸고, 연예인 남편들이 이를 지켜보면서 그동안 몰랐던 아내의 속내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콘셉트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내와 여성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았던 점을 파고든 것이 주효했다. 여성을 넘어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서 살 수 없는 주부들에게 휴가를 주고 그를 관찰하는 방식이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으면서 첫 방송부터 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시간대 고정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JTBC ‘한끼줍쇼’(6.7%), MBC ‘라디오스타’(6.8%)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향후 활약을 기대케하고 하고 있다.
tvN ‘둥지탈출’의 인기도 심상치 않다. 첫 회부터 4.1%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한 방송은 가족예능의 1세대로 꼽히는 ‘아빠! 어디가?’를 연출한 김유곤 PD가 MBC에서 tvN으로 이적한 후 처음 선보이는 가족예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빠! 어디가?’가 5~8세 어린 아이들의 순수함을 담았다면, ‘둥지탈출’은 사회에 막 진출하기 전 10대 후반~20대 청년들의 독립기를 그리고 있다. 최민수 아들 최유성, 이종원 아들 이성준, 기동민 국회의원 아들 기대명, 박미선 딸 이유리, 박상원 딸 박지윤, 김혜선 아들 최원석이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미디어에 거의 노출되지 않은 스타 2세들이다.
‘미우새’와 마찬가지로 부모들이 스튜디오에서 자녀들의 모습을 관찰했다. 이종원, 박미선 등은 “저런 애가 아닌데”라며 자녀들의 의외의 모습에 놀라곤 했다. 연예인 스타 2세에 대한 편견을 깬 이들의 순수한 모습은 절로 웃음 짓게 했다.
가족예능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핏줄을 이용해 손쉽게 연예계에 데뷔하고 TV에 출연하는 행위, 일명 ‘핏줄 마케팅’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연예인과 가족이라는 이유로 노력없이 스타가 되는 연예인세습에 대해 저항감을 표출하는 이들이 많다. 또 연예인 가족이 방송국의 지원으로 호화로운 여행을 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 예능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작품과 포맷을 달리한 신작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편성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기대를 한몸에 모으고 있는 tvN ‘신혼일기2’가 대표적이다. ‘신혼일기1’에서 구혜선-안재현 부부의 시골 라이프를 내보내 호평을 받은 방송은 이번엔 배우 이동건‧조윤희 부부, 모델 장윤주와 그의 남편 정승민 부부의 삶을 입체적으로 담아낼 예정이다.
또 8월 16일 첫 방송을 한 MBN ‘한 지붕 네 가족’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동육아를 필요로 하는 스타들이 ‘내 아이’ 중심 양육방식에 벗어나 자연에서 아이들을 함께 키워보는 프로그램으로 개그맨 김대희와 가수 강원래 등이 출연한다.
김유곤 PD는 “우리나라는 가족 이야기를 통해 느끼는 공감이 크고, 다른 가족들에 대한 관심도 높다”면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경쟁력을 갖추면 가족예능은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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