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생각과 역모기지론
자식생각과 역모기지론
  • 정재수
  • 승인 2007.09.1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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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자식간의 관계도 변하고 있다. 함께 살면서 모시지 않은 지가 오래고, 노후를 반드시 자식이 책임진다는 보장도 없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같은 사회복지법이 마련돼 국가에 부모를 떠넘기는 자식들의 경우도 생기고 있다.

맞벌이 부부, 자녀 교육 등 할일이 많고 사회가 변했다고 하지만 섭섭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러니 이제는 노인들도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겠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식들이 이기적이라면 부모도 대책을 세우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내리사랑이라고 하듯이 자식과의 거래는 늘 불공정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노인들도 생각을 달리할 때가 됐다. 못 먹고, 안 쓰며 모은 재산을 두고도 가난한 생활을 하며 사회에 짐을 지울 일이 아니다. 부동산이 있다면 역모기지론을 이용해 적당히 소비하면서 노후를 편히 지내는 것도 좋은 일이다.

어떤 노인은 3남매인 자식들에게 재산을 이래저래 뜯기고 지금은 요양시설에서 빈 몸으로 살고 있다. 살신성인을 한 셈인데도 자식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잘 찾아오지도 않는다고 한다. 돈이 있어야 부모 대접을 받는다.

그래서 최근 역모기지론에 노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활성화된 것은 아니지만 집을 담보로 잡히고 매달 얼마씩 생활비를 받아 사용하는 이 제도를 이용하는 노인이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 뉴스에 따르면 70세 이상의 경우지만 200만원 가까이 받는 노인도 있다.

선진국인 미국에서 노인들이 소비사회의 주류로 우대받는 것도 이런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자녀에게 노후를 의탁하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생각이 우리나라 부모와는 다르다. 적당히 품위를 유지하며 소비생활을 즐긴다. 고급 쇼핑가나 레스토랑 같은 데에 백발이 성성한 점잖은 신사들이 많은 것도 그래서다. 그렇게 적당히 소비하고 남은 재산을 자식에게 일부는 상속하고 일부는 국가나 사회기관에 기부한다.

노인선진국인 일본이나 독일 같은 나라에서 실버산업이 발달하는 것도 이런 문화와 관련이 있다. 평생 일군 재산을 활용하여 여생을 건강하고 불편함 없이 지내려하기 때문에 노인관련 제품이 팔린다.

노인들이 태어난 사회는 농경사회였고, 지금 젊은이들은 산업사회에서 태어났다. 아무리 가르쳐도 사회적 환경은 고치기 어렵다. 그러니 산업사회를 사는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다. 도시화된 사회라는 생각을 하면 몸도 마음도 편하고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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