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자원봉사센터장 베트남 연수기
대한노인회 자원봉사센터장 베트남 연수기
  • 왕진숙 전북연합회 자원봉사지원센터장
  • 승인 2017.09.15 13:46
  • 호수 5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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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국립 복지시설과 깔끔한 사립요양원이 공존”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지원본부는 9월 4~8일, 4박5일간 베트남 연수를 다녀왔다. 지회장, 시‧도 연합회 자원봉사센터장, 중앙회 직원 등 30명이 참가한 가운데 하노이의 국립사회복지센터, 노인요양센터 등 사회주의 국가의 노인복지시설들을 돌아보았다. 이번 연수에 참가한 전북연합회 왕진숙 센터장의 글을 게재한다.

▲ 베트남 연수단이 하노이의 국립사회복지센터 방문 기념으로 단체촬영을 했다. 왕 센터장은 “사회주의 국가여서 내부시설 촬영을 금지해 밖에서 찍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국 자원봉사센터장 등 30명 4박5일간 하노이 노인시설 방문
사회주의 국가여서 내부시설‧수용자 촬영 금지… 환경도 열악

자원봉사센터장들의 단체 국외연수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베트남 여행이 처음이라 기대가 컸지만 한편으로는 사회주의 국가라서 약간의 긴장감도 있었다.
하노이공항에 도착하자 건장한 남자가이드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그는 자신을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라고 소개했다. 베트남의 첫인상은 제주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느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는 2000년의 역사를 가진 도시이다. 호암키엠 호수와 한기둥 사원, 호치민이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바딘광장 등을 돌아보았다. 호치민 관저와 기념관에서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호치민의 리더십을 보기도 했다. 습도가 높고 기온도 35도여서 다들 땀을 많이 흘렸다.

시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은 오토바이다. 신호등 없는 거리를 자기들만의 신호라도 있는 듯 쏜살같이 내달리는 광경이 신기했다. 시장의 상점마다 매캐한 연탄가스 냄새가 가득해 호흡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베트남은 사회주의국가이면서도 국가의 통제와 시장기능이 복합된 혼합경제구조를 유지한 채 꾸준한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이 나라에는 우리나라처럼 자원봉사센터가 없다. 일행은 국립사회복지센터(고아, 무연고노인, 장애인 등 수용)와 사립노인요양센터를 방문했다. 시설 내부 및 수용자들에 대한 사진촬영은 금지됐다.

국립사회복지센터는 61개의 행정지역마다 1개씩 있다. 일행은 하노이에서 하롱베이로 가는 중간에 있는 센터를 방문했다. 1970년대 설립해 시설이 열악하고 악취가 진동했다. 자원봉사자는 없었고 시설 운영비는 국가에서 지원한다. 명절이나 특별한 경우 기업의 기부가 행정부서를 통해 시설에 전달된다.
우리나라 고아는 만18세가 되면 퇴소하지만 이곳엔 그런 규정이 없다. 성인에 대해 자활할 수 있도록 교육이나 지원하는 것도 없다. 사회주의의 특성이라고 해야 할까?

두 번째로 한 기업가가 운영하는 사립노인요양센터를 방문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사립양로원은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혼합경제구조여서 가능한가 생각됐다. 베트남의 1인당 GDP는 2306달러이다. 그러나 국민의 30%는 한국보다 훨씬 잘 산다고 가이드는 말했다.
유료양로원은 월 35만원씩 자부담을 한다. 1인실(VIP)은 월 80만원이다. 국민 1인 당 월 평균소득 35만~60만원과 환율을 적용해볼 때 엄청난 금액이다. 유료양로원은 우리나라의 그것과 별반 다른 점이 없고 깔끔했다.
베트남은 요즘 간호사를 양성해 외국에 파견한다고 한다. 과거 파독간호사 얘기가 떠올랐다. 이곳에는 각종 운동치료실, 개인별 집중치료실과 독서실, TV 시청실 등이 구비돼 있다. 다종교 예배실도 있었고 간호사들이 정성껏 노인들을 보살폈다.

베트남은 우리나라보다 생활비가 적게 든다고 말들 하지만 우리나라 식으로 생활한다면 더 많은 생활비가 든다고 한다. 견학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환자를 방문하는 보호자를 만났다. 그의 손에는 우리나라의 과자를 비롯 수입과자가 한아름 들려 있었다. 이곳에서도 빈부의 심한 격차를 느꼈다.
월남전 때 한국 군인의 잔혹한 행위와 ‘라이따이한’(한국 군인과 베트남 여성사이에 태어난 2세)들로 인하

여 한때는 반한 감정이 많았으나 한 기업인의 부단한 노력으로 현재는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했다고 한다.
이번 연수를 통해 동시대 리더들의 중요성을 배웠다. 국민 각자가 맡은 위치에서 불굴의 신념으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면 그것이 곧 애국이요 국위선양이 된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이번 연수 기간에 수고해주신 우보환 본부장과 직원들, 서로 챙겨주고 배려해준 일행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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