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 인터뷰-대한노인회 안필준 회장
■ 특별 인터뷰-대한노인회 안필준 회장
  • 정재수
  • 승인 2007.09.28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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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입법 첫걸음…노인선진국 성큼

盧 대통령 ‘복지공약’ 한 것 보다 더 확대
여·야 구분없이 노인복지 잘하면 관심


노인복지정책 관련 법 제정을 노인사회의 숙원이라 역설하고 사회적 관심을 끌어내 마침내 노인복지원년을 이뤄 낸 대한노인회 안필준 회장과 노인의 날 특별 인터뷰를 가졌다.


-노인의 날을 맞았습니다. ‘노인복지원년’ 선포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는 세계적으로 열 몇 번째로 빨리 고령화가 됐습니다. 축복받을 일인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사람마다 노인공경을 외치고 효도를 미덕이라고 하지만 노인을 위해 국가예산이 소요되는 데 대해서까지 환영하는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러니 이번에 선포하는 ‘노인복지원년’은 완성됐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마라톤으로 치면 이제 첫 출발을 한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출발을 했으니 다음 정권, 그 다음 정권으로 이어지면서 완성시켜 가야 합니다.”


-노인복지증진은 노인사회 모두의 소망인데.

“제가 노인회장이 될 때부터 숙원이었어요.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이제 그 소망이 이루어졌습니다. 즉 65세 이상 노인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의료혜택을 받게 되었고 연금소득이 생기게 됐습니다. 또 치매 걱정이 많은데, 전국적으로 약 30만명에 이르는 치매환자 가운데 17만여 명의 노인들이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게 됐습니다. 이게 다 3대 노인복지관련 법이 마련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올 한해가 의미 있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가 컸다 할 수 있습니까 

“노무현 대통령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대통령후보 시절에 우리 노인회를 방문했을 때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더니, ‘소득 없는 노인들에게 10만원씩 주고, 노인성 질환으로 고생하는 10만명의 노인을 국가가 관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때 말대로 됐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때 공약한 것보다 훨씬 확대시켰습니다. 누가 뭐래도 노무현 대통령께 정말 수고했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청와대 노인대책위원회 설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는데.

“선거 공약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예산의 확보와 정책의 완급 문제가 있기 때문이지요. 노인대책위원회도 그랬을 겁니다. 여러 번 간청을 했지만 안 됐어요. 2003년 6월에는 1만명 노인들이 시위를 하려고 계획했다가 시위 중에 흥분한 어르신들한테 불상사라도 날지 몰라 대한노인회장인 내가 앞장서서 단식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당시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이 와서 대통령께 건의해서 꼭 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확답을 해줘 중단했지요. 비록 우리가 바란 노인대책위가 아니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라는 기구가 됐으나 결국 이 기구에서 연구를 해서 오늘 같은 성과가 있는 것입니다. 이로써 가난한 사람을 돕는 구민적 차원의 도움이 아니라 복지정책으로서의 시책이 실시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민간인 대표를 맡으셨는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수장은 대통령이 맡으셨고, 그 밑에 민간인 12명, 장관 12명이 있었는데 민간대표로 참여해서 지금과 같은 성과를 거두었으니 보람이 있고 새삼 고맙습니다. 노인 교통요금을 한 번 보세요. 국내 비행기 10%를 할인받고, 여객선 20%, 기차는 30%, 지하철은 무료로 탈 수 있습니다.”


-비용 부담 때문에 입법에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비용부담 때문에 노인관련 법제정 과정에서 반론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국회에 계류될 때부터 국회를 방문하여 법의 취지를 설명하고 설득하고 독려했습니다. 법이 통과되는 날은 국회 2층에서 어느 의원이 반대하는지 무엇이라고 하는지 내려다보았습니다. 전국에서 올라온 노인 원로들이 보고 계시니 꼭 통과시켜야 한다고 국회의원들이 말하는 소리를 들을 때는 흐뭇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유난히 많은 대선 후보자들이 노인회를 방문했고, 앞으로도 방문할 것입니다.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요 

“터놓고 말해서 대한노인회는 여와 야의 구분이 없습니다. 군수, 시장, 구청장,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에 누가 나오든 오직 노인복지를 잘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습니다. 노인회장으로서 누구는 잘한다, 누구를 찍어라 이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올해 대선에서는 정식 후보가 확정되면 당의 크기에 따라 3개 정당의 후보들을 노인회에 오라 하여 차례로 노인복지정책 공약을 발표할 기회를 줄까 합니다. 전국 지회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경청할 것입니다.”


-노인들의 투표율이 높아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글쎄요. 우리 대한노인회에 가입한 인원만 252만명입니다. 중앙회장이 이렇게 하라 말할 수야 없지만 결코 적은 표는 아니지요.”


-안 회장님은 의학박사이기도 합니다. 건강과 장수에 대해 한 말씀 하신다면.
“백세 되시는 분들을 알아보면 산삼을 먹는다든지 무슨 비결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생활습관에 달렸습니다. 어떻게 운동을 하고 음식을 잘 먹고 휴식을 취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감기에 걸리지 마라, 넘어지지마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나도 그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폐렴에 주의하시라는 것입니다. 노인들은 폐렴으로 많이 사망합니다. 면역력이 없어 그렇습니다.”


-젊은 세대에도 한 말씀 해주신다면.

“노인을 모시는 부담은 누구나 있게 마련입니다. 내가 출세할 때까지, 혹은 기반 닦을 때까지 계시면 나중에 잘 모신다고들 하는데 그래서는 부모님 잘 못 모십니다. 그러다 부모님 돌아가신 뒤 대성통곡합니다. 나는 항상 젊은 것이 아닙니다. 같이 늙어갑니다. 뜻이 있을 때, 하루라도 젊을 때 노부모님을 모시는 것이 좋습니다. 노인공경, 부모효도는 그래서 의미가 있습니다.”

박병로 기자 roparkk@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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