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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방문한 외국인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
[589호] 2017년 09월 29일 (금)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우리나라는 과연 살 만한 나라인가. 요즘 젊은이들에게 이 질문을 던지면 상당수는 고개를 절래절래 저을 것이다. 단군 이래 가장 많이 공부하고도 취업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연애‧결혼‧출산 등을 포기한 ‘N포세대’가 된 그들에겐 어쩌면 대한민국은 ‘헬조선’ (지옥과 조선의 합성어로, 한국이 살기 힘든 나라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이런 청년들에게 긴 추석연휴는 커다란 고통이 될 수도 있다. 질문 공세에 시달릴 수도 있어서다. 그렇다면 정말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마도 그나마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처음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케이블채널 MBC에브리원에서 방영 중인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이하 처음이지?)라는 방송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MBC에브리원은 MBC의 자회사로 개국 10년을 맞은 올 여름까지만 해도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는 그저 그런 채널이었다. 모회사의 인기 방송을 재방송하거나 아류 프로그램을 만들어 근근히 버텨왔다. 그러다 ‘처음이지?’가 소위 케이블 채널 대박 기준인 3%의 시청률을 넘기면서 재조명받게 됐다.

국내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진 외국인이 자신의 친구를 초대해 한국 곳곳을 누비며 겪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이 프로그램은 첫 방송부터 심상찮은 관심을 끌더니 급기야 대박 시청률까지 진입하게 됐다. 특히 인기를 끈 건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해 ‘노잼’ 캐릭터를 얻은 다니엘 린데만이 자신의 친구들을 초대한 독일편이었다.

다니엘의 친구들은 한국에 오기 전 두꺼운 여행 가이드를 탐독하는 등 남다른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국인들도 잘 가지 않는 DMZ와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해 아픈 역사에 공감하는가 하면 발전된 서울의 모습에는 세계 유명 도시에 뒤지지 않는다는 찬사를 보냈다.

세계를 놀래킨 한강의 기적은 IMF 구제금융 사태로 날개가 꺾였고 이로 인해 어쩌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스로를 깎아내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처음이지?’를 통해 이방인들이 보는 한국은 달랐다. 미국‧중국 같은 군사대국은 아니고 프랑스‧일본처럼 문화강국도 아니고 독일처럼 명품을 많이 보유한 나라도 아니다.
하지만 세계 전자시장을 주도하는 대기업들이 있고 동‧하계올림픽과 월드컵을 모두 유치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세계적인 제품도 많이 생산한다. 다만, 우리가 잘 몰랐던 것이다.
관광을 온 건 외국인들이었지만 이를 통해 치유를 받은 건 한국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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