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보이스피싱 대처능력 커졌다”
“어르신들 보이스피싱 대처능력 커졌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7.11.03 15:12
  • 호수 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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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교육강사들 “피해예방교육 해봤더니…”
▲ 서정복 교육강사(플래카드 든 남자)가 ‘방송통신서비스활용 및 피해예방가이드’ 교육을 마치고 경로당 회원들과 기념촬영했다.

29명 교육강사 소감 “알뜰폰 사용법, 분실 등 대처법도 알려”

[백세시대=오현주기자]“눈이 어두운 어르신들을 위해 따로 컬러판 차트를 만들어 피해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대전 서구지회 노인대학장으로 20년간 봉사하는 서정복 교육강사의 말이다. 서 교육강사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제작한 교육자료의 글씨가 어르신들이 보기엔 작아 직접 90X120㎝의 대형 컬러판 차트를 만들었다.

서 교육강사는 이와 함께 16쪽의 파워포인트를 제작해 빔 프로젝트를 통해 대형화면에 띄워 교육 효과를 높이기도 한다. 서 교육강사는 대전의 806개 경로당을 대상으로 방송통신서비스활용 및 피해예방교육을 해오고 있다.

서 교육강사 같은 이들의 헌신적인 봉사 덕분에 최근 보이스피싱 등 노인들의 방송통신서비스 관련 피해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대한노인회 노인지원재단은 2015년 4월, 방통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등과 협약을 맺고 노인들을 대상으로 경로당 등에서 피해예방교육을 해왔다. 소정의 강사자격을 갖춘 전국 41개 지회 80여명의 교육강사들이 강의를 맡았다.

노인지원재단은 지난 10월, 29명의 교육강사와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강의 소감을 물어 이 사업의 성과 분석 및 지원소요, 향후 대책 등을 확인했다. 공통적으로 드러난 점들은 ▷교육 필요성 증대 ▷교육 보조도구 사용 ▷교육봉사의 보람 등이었다.

서정복 교육강사는 “경로당에서 강의 중 최저 20만원부터 최고 500만원까지 사기 피해를 본 어르신들이 많다는 걸 알았다. 피해예방교육이 절대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장이도 교육강사(경기 가평)는 자비를 들여 노트북과 대형TV에 연결하는 케이블을 구매해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그는 “매스컴에 소개된 보이스피싱 피해사건 동영상을 USB(이동저장장치)에 담아 노트북에 연결해 어르신들에게 보여주자 교육효과가 확실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진덕 교육강사(강원 강릉)는 문답식으로 피해예방교육을 하고, 직접 고안한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5대 수칙’을 배포해 가정마다 전화기 옆에 비치하도록 했다.

교육강사들은 교육봉사활동이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송병대 교육강사(광주 북구)는 3년여 동안 관내 370개의 경로당을 대상으로 60회에 걸쳐 예방교육과 홍보활동을 해왔다. 그는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는 더러 불편하고 못마땅해 하던 어르신들이 강의 후에는 깊은 공감의 표시로 박수를 보낸다”며 “경로당, 노인대학, 복지관, 주민센터에 재차 방문했을 때 내 얼굴을 알아보고 자신의 아슬아슬했던 피해예방사례를 얘기해줄 때는 뿌듯한 기분이 들고 이 일에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교육강사들은 스마트폰 사용‧관리법 등도 가르쳐 주고 있다.
서정복 교육강사는 “알뜰폰이 저렴한 이유, 사용법 등을 설명하고 휴대폰의 분실, 고장, 물에 빠졌을 때 관리법도 알려준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예방교육을 받은 경로당 노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유익했다. 재교육을 원한다”는 쪽이다.
조희균 교육강사(충남 부여)로부터 교육을 받았다는 최 어르신은 “나와는 관계없는 일로 여겨왔는데 피해예방교육을 받고나선 실생활에 꼭 필요한 내용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며 “복잡한 통신요금 체계도 덤으로 알게 돼 절약도 했다”고 고마워했다.

탁여송 노인지원재단 사무처장은 “어르신들의 재산과 안전을 지킨다는 자부심 하나로 묵묵히 봉사하는 교육강사들에게 격려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아울러 내년에는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교육을 실시해 안전한 노인사회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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