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경고문(良心警告文)
양심경고문(良心警告文)
  • 정재수
  • 승인 2007.10.1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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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운화 강릉명예기자

‘양심’이란 경고문은 지천에 널려있다.

아파트단지 재활용 수집장소 앞 장롱에도 ‘양심을 버리지 맙시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고, 한 문화재관리소에서 대여하는 우산에도 ‘양심우산, 필히 반납합시다’라는 글이 따라 붙는다.

심지어 후미진 골목에는 누군가 ‘당신이 쏘는 오줌줄기는 당신의 심장을 적십니다’라는 멋진(?) 글귀를 붙여 놓았다.

이외에도 집주인이 멀리 있는 밤나무 밑에 ‘몰래 줍는 밤송이가 당신의 정수리에 떨어질 것이오’라는 경고 메시지가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처럼 양심을 버리지 말 것을 당부하는 각양각색의 경고문을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마 코웃음을 칠 사람도 있을 것이고, 경고문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코웃음을 치는 사람은 양심을 우습게 여겨 자기 고집대로 즐길 것이고, 후자는 자신의 작은 실수를 괴로워하며 양심을 가슴에 품는 사람이 아닐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양심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할 때가 있다. 자신의 양심만 깨끗하다면 아무 것도 나를 해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어떤 일에도 경솔하거나 자기 혼자만의 욕심을 채우려 하지 않을 것이다.

누가 뭐래도 세상에서 가장 값지고 강한 것은 오직 내 양심뿐이다. 무한정 양심을 보듬는 것만으로도 그의 삶은 빛나고 강해질 수 있다. 하찮은 일이라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세상 이치를 새삼 반추해볼 일이다. 양심, 그것은 누군가 훔쳐보고 있다고 속삭이는 내면의 소리다. 또 그것은 남들이 잘못된 일상을 즐기고 있을 때 홀로 괴로워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의 전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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