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인 입장 고려한 정책 마련 시급
여성노인 입장 고려한 정책 마련 시급
  • 이미정
  • 승인 2007.10.26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성 중심 사회구조가 소외 원인

<사진>전국 유일 여성노인 축제로 꼽히고 있는 '허황옥실버문화축제'. 이 축제는 소외된 할머니들에게 자긍심을 고취시키고자 마련됐다.

 

우리나라 여성노인인구가 남성노인에 비해 월등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사회적 지위 및 경제력 약화로 인해 홀대받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481만여명 가운데 여성노인은 287만여명(60%)으로 남성 194만여명(40%)에 비해 90만명(20%)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관이나 경로당 등 어르신들이 활동하는 시설에서도 남성노인보다 여성노인이 더 많이 참여하고 있었다.


실제로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에 따르면 복지관 이용 노인 50만여명 가운데 여성노인 40만명(80%)이 남성노인 10만명(20%)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대한노인회 산하 경로당 회원 228만2000여명 가운데 여성은 131만3000명(58%), 남성은 96만9000명(42%)으로 34만4000명(16%)이 더 많다. 그러나 남성노인에 비해 여성노인은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이 낮아 노후에도 경제활동참여율이 낮았으며 기초생활수급자 또한 여성의 수가 더 많았다.


‘2007 고령자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6년 65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은 평균 30%로 이 가운데 남성이 42%, 여성이 22.7%로 나타났다. 반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모두 37만4000여명으로 남성이 9만7000여명(26%), 여성이 27만7000(74%)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전국 독거노인의 84.6%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여성 10명 중 8명은 국가와 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실정이다.


호서대 박현식(노인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사회가 대부분 남성중심 구조로 돼 있어 여성노인들이 사회참여에 있어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특히 복지관이나 사회복지시설 등에서도 주로 남성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프로그램에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성의 소득 또한 남성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법인 서울여성이 발간한 ‘2006 통계로 보는 서울여성’에 따르면 60세 이상 남녀 고령자를 대상으로 월 소득을 조사한 결과, 여성의 23%가 소득이 전혀 없다고 답했으며 44.6%가 50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남성은 50만원 미만이 28.9%, 50만원에서 100만원 사이가 27.1%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우리나라의 가부장적인 사회적 구조 형태를 지적했다.


장정임 허황옥실버문화축제운영위원장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노인정책은 남성을 배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노인일자리 뿐 아니라 노인단체 등 간부는 대부분 남성으로 구성돼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노인회 260여개의 연합회장 및 지회장 등 여성회장 수는 10명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국 유일 여성노인 축제인 ‘허황옥실버문화축제’를 주관해온 김해여성복지회관은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할머니들에게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자 매년 5월 9일을 ‘할머니 날’로 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전 허황옥실버문화축제가 지원예산을 둘러싼 의혹과 잡음 등으로 무산돼 행사를 준비했던 많은 여성노인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여성노인의 적극적인 자립을 위해서는 여성가족부가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정임 위원장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여성노인을 위한 정책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사회의 약자인 여성노인의 자립을 위해서는 여성가족부가 여성노인의 입장에 서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여성노인의 긍정적인 정체성을 확립하고 행복한 노후를 설계할 수 있도록 최근 생애주기별 양성평등교육과정에 여성평등교육과정을 추가, 앞으로 8차례에 걸쳐 교육할 계획이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