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상달 가정문화원 이사장
두상달 가정문화원 이사장
  • 정재수
  • 승인 2007.11.0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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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 약점 들먹이지 말고 ‘윈윈게임’으로 끝내라”

어떻게 사느냐에 7살 젊게, 늙게 살기도 한다
이혼은 하루아침 일이 아닌 쌓인 분노 폭발
결혼한 자녀 일에 간섭 말아야 효도 받는다


이혼하는 가정이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황혼이혼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져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사회 풍조를 안타까워하며 본연의 가정 회복운동과 부부행복 강의를 도맡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정문화원의 두상달 이사장과 부인 김영숙 원장이다.

이 부부가 함께 강의를 한다고 해서 부부강사 1호로 꼽히며, 장소팔 고춘자가 만나 만담하듯이 갈등을 겪는 부부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기업체 경영(칠성산업), 국제국제기아대책기구, 국제개발원, CBMC활동 등 여러 NGO 단체의 대표로 활발하게 활동도 하고 있는 두상달 가정문화원 이사장을 만났다.


두상달 가정문화원 이사장은 “65세가 되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나이가 14살 차이가 난다”며 “7살 더 먹은 72살로도 살 수 있고, 7살 아래인 58살로도 산다”고 자신이 젊게 보이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75세가 되면 그 차이가 더하기 빼기 8살로 늘어난다고도 했다.

고희 잔치도 하지 않는 젊어진 시대, 노년전문 매체인 본지에서 68세(1939년생)인 두 이사장이 ‘젊어 보인다’ 운운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이혼을 예방하고 가정의 행복을 위해 강의하는 인기강사인 점을 고려하면 이 지면에 초대할 만하다.

두 이사장은 “인생의 후반전은 전반전과 다르게 살아야 한다”며 “전반전에 자기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아등바등 살았다면 후반전에는 삶의 질, 인생의 의미와 보람을 찾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부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가정을 행복하게 하는 일에 앞장선 상담자이자 교육자로서 그는 사회운동을 통해 인생 제3기를 풍요롭고 보람차게 보내고 있다.

가정행복, 이혼예방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장수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부부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교육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짧게 살아도 20년 정도를 살고 장수할 경우 60년 내지는 70년을 부부로 함께 살아가니 가정의 행복이 무척 중요하다”고 분명한 입장을 제시했다. 평균수명의 연장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행복의 연장일 수도 있지만, 고통과 갈등의 연장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두 이사장으로부터 부부간의 갈등의 원인과 치료, 행복요건에 대해 들어보자.


-어떻게 해서 가정문화원을 설립하게 됐는가 
“이혼이 심각한 사회문제인 미국에는 페밀리 라이프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있다. 가정 행복, 가정 회복 프로그램이다. 20여년 전 거기서 교육을 받은 친구로부터 강사양성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완벽한 남편, 훌륭한 가장, 멋있는 아빠라고 생각했는데, 아내가 교육을 받는 중에 펑펑 울어버렸다. 그 후로 엄청나게 노력을 하면서 가정문화원을 설립하게 됐다. 마침 아내(김영숙 원장)가 상담교육 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해서 함께 나서게 됐다.”


-‘가정의 행복이 경쟁력이다’는 슬로건에 공감한다. 이 슬로건의 의의가 무엇인가 
“가정은 삶의 휴식처이자 에너지의 충전소다. 가정은 또 인간관계의 훈련장이며 최고의 교육장이기도 하다. 행복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행복해야 직장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받는다. 가정에서 행복한 사람이 창의력이나 생산성이 월등히 높다. 가정이 불행하면 그 역작용이 직장에 까지 미친다. 바로 행복이 개인의 경쟁력이고 기업의 경쟁력이다. 가정은 사회의 기초다. 가정이 건강하면 사회가 건강하고 국가 경쟁력도 커진다. 사회적 기회비용도 크게 절감시킬 수 있다. 이런 뜻이다.”


-경제발전을 이루고 잘 사는데 왜 갈등을 겪고 이혼하는가 
“남존여비가 뭔가  남자가 존귀하고 여자가 비천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남자의 존재가 여자로 인해 비참해지는’ 세상이다. 가부장적 전통은 이제 옛말이다. 여성은 21세기적 사고를 하며 살고 있는데 남성은 20세기, 심하면 19세기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사는 경우도 있다. 나부터 그랬다. 안 싸우고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남편과 달리 아내는 일생을 싸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한 공간에 살아도 남남처럼 살아온 것이다. ‘결혼한 독신’으로 살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성들에게 문제가 있었다는 것인가 
“딱히 남성들만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시대에 안 맞는 낡은 사고, 잘못된 정보가 문제이고 남성과 여성 사이의 서로 다름에서 오는 갈등도 있다. 여성이 관계 지향적이라면 남성은 목표 지향적이라는 차이가 있다.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속상하고, 억울한 일이 생기는 것이다. 여성은 인정받고 사랑받고, 배려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남성은 일의 성취나 돈벌이 등에 관심이 많다. 특히 생리적인 욕구, 즉 먹고 싸는 것이 해결되면 남성들은 다 해결됐다고 믿는다. 하지만 여자는 정서적인 만족을 바란다. 그래서 갈등이 생긴다.”


-해결책이 있는가 
“물론 있다. 여러 방법이 있지만 우선 잘 싸우라는 말을 하고 싶다. 싸워야 한다. 싸우되 금도를 벗어나지 않고 잘 싸우면 된다. 이혼하는 부부를 보면 불만을 가스처럼 가슴에 쌓아두고 있다가 일순간에 터뜨린 경우가 많다. 싸워서 가스가 차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잘 싸운다면 가스가 생길 일이 없고 생겨도 타격이 적다. 하루아침에 이혼하는 부부는 없다. 평생 쌓인 불만이 일순간 오버랩되면서 폭발하는 것이다.” (둘 다 이기는 윈윈게임(Win-Win game)의 몇 가지를 원리를 살펴본다. 지나치게 큰소리치지 말라. 피붙이 가족을 거론하지 말라. 약점이나 허점을 들먹이지 말라. 폭력은 금물이다. 문제만 이야기하고 사람을 공격하지 말라. 링 안에서 싸워라. 관객이 없이 싸워라. 싸움의 끝을 맺어라 등)


-결국 대화의 기술이 필요할 것 같다.
“그렇다. 대화하는 기술이 있으면 갈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 한 기술이 1인칭 어법이다. ‘당신 왜 자꾸 늦어 ’ 이렇게 2인칭으로 상대를 추궁하듯이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늦으면 난 불안해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당신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이 어떤지를 말해야 감정이 높아지지 않고 상대방도 상처를 덜 받는다.”


-같은 맥락에서 자녀와 부모의 갈등, 고부간의 갈등 치유책도 듣고 싶다.
“역시 어르신 세대가 문화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데서 빚어지는 갈등이 많다. 시집을 가면 그 집의 귀신이 되라고 하는데, 요즘 누가 그런가. 자녀는 21세기를 사는데 부모가 19세기를 강요해서는 곤란하다. 한마디로 자녀의 삶에 끼어들지 말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영어로 낫 비튄 벗 비사이드(not between, but beside)라는 말이 있다. 끼지 말고 비켜라, 즉 자녀로부터 떠나야 효도를 받는다는 얘기다.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자녀를 독립시켜야 한다. 부모는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자녀는 간섭이고 불필요한 개입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문화, 다른 세계에 있는 자녀들 사이에 끼어들지 않으면 갈등이 크게 줄어든다. 한 집에 살면서도 끼어들지 않는 세련된 삶을 살 수 있다. 안 되는 사람은 미국에 살면서도 자녀 부부사이에 끼어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좋은 얘기를 들었다. 가정문화원이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행복한 가정, 가정회복 운동이 그래서 필요하다. 자녀에게 마음이 가는 부모님 생각을 이쯤해서 다시금 정리해 보시라고 권해드린다. 가정문화원은 앞으로 어르신들 곁에도 바짝 다가갈 것이다. 황혼이혼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이혼문제가 심각하지 않던 때 설립을 해서 20여년 동안 여기까지 왔으나 국민적 운동으로 키워나갈 생각이다. 공감하시는 분들이 크게 늘고 있다. 어르신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가정 행복학교를 운영한지도 벌써 15년여가 됐다. 행복하게 사는 법을 정리해 본다면. 
“문화가 광속으로 변하고 있다. 남녀의 차이와 기술을 배우고 변신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담 위를 걸어가는 죄수가 담 안으로 떨어지면 죄수가 되고 밖으로 떨어지면 자유인이 되는 것과 같다. 즉 많은 부부들이 행복과 불행의 경계선을 걸어간다. 서로를 이해하며 행복을 추구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면허 남편과 무면허 아내가 말 한마디 한마다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며 위태롭게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서툴고 미숙해서다. 이 점은 우리 어르신 세대가 더욱 심하다. 그런데 65세부터 90세 정도까지도 부부낭만을 즐기며 정으로 살아갈 수 있다. 가정의 행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행복을 창출해야 할 곳이, 힘의 충전소가 돼야 할 곳이 스트레스 창출소가 되고 힘을 빼는 곳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잘 싸우고, 대화의 묘를 살리면 가정의 행복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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