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상대 사기 기승
노인상대 사기 기승
  • 정재수
  • 승인 2007.11.09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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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단체 1만3천여건 접수…건강보조식품 42.9% 차지

판단력과 상황대처능력이 떨어지는 어르신들을 상대로 건강보조식품과 의료보조기구 등을 판매하는 사기가 급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간한 ‘노인상대 사기 피해사례 및 대응’ 책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노인소비자 피해가 2004년 9906건에서 지난해 1만3169건으로 급증했다. 피해 물품별로는 건강보조식품이 5649건(42.9%)으로 가장 많았고, 의료보조기구 2831건(21.5%), 음향기기 1593건(12.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어르신들의 직접적인 구매동기는 ‘판매원의 허위, 과장 설명 때문에’가 6900건(52.4%), ‘사은품이나 무료관광을 제공받아 미안해서’가 3002건(22.8%), ‘주변 사람이나 친지들이 구입하니까’ 855건(6.5%) 등의 순으로 조사돼 허위, 과장광고에 현혹된 경우가 많았다.

또 구매방법별로 전화권유판매는 1343건(10.2%)에 불과한 반면 대부분 특수판매에 해당되는 ‘체험방’ 판매 3714건, 방문판매 3371건, 다단계판매 1001건, 노상판매 672건 등이었다.

구입물품의 가격대는 70만원 이상이 4017건(30.5%)으로 가장 많았지만 평균가격은 110만원에 달해 어르신들이 피해를 입는 물품의 가격대가 상당히 고가였다. 청구 이유별로는 계약해지 관련 건수가 9156건(69%)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사기 상술 유형별로는 체험방 상술 5465건(41.5%), 강연회 상술 2199건(16.7%), 효도관광 상술 2172(16.5%) 순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어르신들을 모아놓고 부드러운 분위기 또는 달콤한 말로 유혹하거나 공짜관광을 미끼로 상품을 판매하는 상술이 대부분이었다”며 “일상생활이 무료하고 자녀들로부터 소외된 어르신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체험방 사기 피해자 김모(75·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어르신은 “집에서는 아들, 딸, 며느리가 외면하는데 체험방에 가면 노래도 불러주고 아픈데도 주물러주는 등 자식보다 살갑게 대해주기 때문에 자주가게 됐고 결국 물품도 구입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유관 단체는 “체험방에서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행위를 포괄적으로 연구하고, 민관이 협력해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줄 곳을 활성화시켜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돈 많은 노인소비자는 보호대상에서 제외하더라도 가정불화로 이어지는 부분별한 물품구매는 마땅히 보호돼야 하고 규정 등을 통해 현실화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피해예방을 위한 대처방안 세 가지’란 슬로건을 내놓고 피해사례와 대응책에 관한 유인물을 노인관련 단체에 집중 배포, 홍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사기상술에 속아 피해를 입었을 때는 전국 국번없이 129번(희망의 전화) 또는 경찰서(국번없이 112), 한국소비자보호원(02-3460-300)에 고발해야 보상 받거나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이두성 기자 ds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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