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은퇴 후 2만 시간 봉사 “보람에 산다”
교사 은퇴 후 2만 시간 봉사 “보람에 산다”
  • 정재수
  • 승인 2007.11.16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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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권영우 어르신, 한글교실·무료 법률상담 등

저소득층 청소년에 매월 장학금도 지원해


교직에서 은퇴한 후 2만 시간을 넘게 남 돕는 일에 투신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어르신이 있다.

주인공은 부산 해운대구에 사시는 권영우(83·사진)어르신으로 지난 1978년 초등학교 교사에서 퇴임한 뒤 30년 동안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에서 2만 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을 했다.

부산 적십자 노인대학 1기 졸업생인 권 어르신은 노인대학 동기생들과 함께 부산소년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원생들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주는 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국군부산병원 환자들에게는 서예를 강습했고 수영구 망미동 주부한글교실에서는 글을 몰라 고생하던 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해방 후 세관공무원으로 일한 적이 있는 그는 노인대학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해주는가 하면 1991년부터는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매월 일정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권 어르신은 “손해를 볼 각오를 안 하면 봉사를 할 수가 없다”면서 “우리는 보통 남을 보면서 욕심이나 시기심을 갖는데 남이 아닌 나 자신을 바라보고 ‘내가 올바른 삶을 살고 있나’고 자문하면서 살면 봉사로 인한 손해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닌 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함께 봉사를 시작한 이들이 나이를 먹고 건강을 잃어 활동에서 물러날 때가 가장 아쉽다”면서 “많은 노인들이 건강관리와 베푸는 삶을 병행하면서 노년을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는 적십자사 설립 102주년을 맞아 11월 9일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연 기념식에서 권영우(봉사장 은장) 어르신을 비롯 공로자 1186명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10년간 한해도 빠짐없이 장애인시설에서 봉사해 온 이동선(72·여), 이선미(66·여)어르신 자매, 각종 재해현장에서 아마추어 무선으로 재난구호에 기여한 이종수(55)씨 등이 적십자 포장, 표창장과 감사패를 받았다.

정훈학 부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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