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이렇게 뽑읍시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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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수
  • 승인 2007.11.23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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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공약 검증이 나라 바꾼다”

은퇴자協, ‘참공약 선택’ 정책토론회 개최
5가지 기준 공약 검증하는 투표운동 전개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이명박 후보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BBK사건'과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 논란에 가려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말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퇴자협회가 각 정당과 후보자의 장노년층 공약을 검증하는 매우 뜻 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구체성, 검증가능성, 현실성, 타당성, 시의성 등을 기준으로 공약을 검증하는 ‘보트 스마트’ 운동을 소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본지는 2회에 걸쳐 보트 스마트 운동(상)과 각 정당의 장노년층 공약(하)에 대해 알아본다.

한국은퇴자협회가 마련한 정책토론회에서 어르신들이 각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막연히 정년을 연장하겠다는 공약은 사탕발림에 불과합니다. 현실적으로 정년연령을 1년 늘리려면 수없이 파업해야 할 겁니다.”

“기초노령연금 대상자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은 좋지만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적자 문제를 선결하지 않고서는 빈 말에 불과합니다.”

대선후보들의 노인복지정책 공약을 조목조목 날카롭게 비판하는 어르신들의 목소리가 자못 비장했다. 어르신들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감정적으로 후보를 선택하지 말고, 공약 내용이 구체적이고 타당한지, 시간이 명확하고 실천 가능한지 꼼꼼히 따져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자”고 결의했다. 한국은퇴자협회가 11월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지역사회교육회관에서 개최한 ‘17대 대통령선거 100인 정책토론회’서다.

이날 정책토론회의 핵심 주제는 ‘보트 스마트’(Vote SMART, 현명한 투표). 미국 몬타나주에서 시작된 유권자 운동으로, 후보의 정책공약을 면밀히 검토해 투표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한국은퇴자협회는 미국의 보트 스마트 운동을 국내에 보급하기 위해 이번 정책토론회를 마련했다.

‘현명하다, 똑똑하다’는 뜻인 ‘스마트’(SMART)는 ▷얼마나 구체적인가(Specific) ▷측정하고 검증할 수 있는가(Measurable) ▷달성가능한가(Achievable) ▷국가나 지역의 특성과 연계돼 타당성이 있는가(Relevant) ▷추진 일정을 명시했는가(Timed) 등 유권자가 후보의 정책공약을 검증하는 5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은퇴자협회는 장노년층과 관련된 5가지 동일 주제에 대해 한나라당,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의 장노년층 공약을 사전 확보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어르신들이 스마트 기준에 따라 정책공약을 검증하도록 했다. 국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최초로 실험된, 매우 뜻 깊은 유권자 운동이었다.

이날 윤상경 한나라당 사회복지팀장, 허윤정 대통합민주신당 정책위원회 보건복지전문위원, 송태수 창조한국당 정책팀장이 참석해 각 당의 장노년층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한국매니페스토실천운동본부 이광재 사무처장이 나와 ‘매니페스토’(manifesto)의 의미와 사회적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매니페스토란 선거 후보자와 유권자의 사회적 약속을 뜻한다. 정당이나 후보자는 구체적인 목표, 실시기한, 이행방법, 재원조달방안, 공약 간 추진 우선순위를 명시하고, 유권자는 모든 정당·후보자의 공약을 서로 비교해 실현가능성이 가장 높은 공약을 가진 후보와 정당에게 투표하는 것이 매니페스토(참공약 선택)다.

각 정당의 정책공약을 면밀히 따진 어르신들은 정치평론가 이종훈 박사와 주명룡 한국은퇴자협회장의 사회에 따라 정책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이를 테면 ‘어르신 일자리 300만개를 만들겠다’는 후보의 공약에 대해 스마트 또는 참공약 선택기준에 따라 판단, 녹색 카드와 적색 카드를 들어 각각 찬성과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각 정당의 장노년층 공약을 검증했다.

조정현(67) 어르신은 “21세기 강국의 척도는 고령자의 국가경제 및 사회 참여도가 얼마나 높은가에 따라 결정된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자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나 감정적 선택이 아닌, 정책검증을 통해 장노년층을 위해 누가 더 현실 가능한 정치를 할 것인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명룡 한국은퇴자협회장은 “시민들이 시민을 위한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식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이 보트 스마트 운동의 이념”이라며 “세심한 정책검증을 통해 장노년층이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지 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속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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