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캐스팅의 명암
초호화 캐스팅의 명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11.17 13:44
  • 호수 5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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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지난 11월 15일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저스티스 리그’가 개봉했다. 어르신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영웅 캐릭터인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이 한 팀을 이뤄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 세력과 맞서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양한 영웅이 등장하는 작품답게 캐스팅도 화려하다. 감독으로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며 다재다능함을 보여준 밴 애플렉을 비롯해 어지간한 영화의 주연을 맡고도 남을 배우들이 10명 이상 등장한다. 제작비도 수천억원에 달해 1000~2000억원의 매출로는 본전도 못 찾는다.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7월 개봉해 숱한 논란을 남겼던 영화 ‘군함도’가 대표적이다. ‘태양의 후예’로 아시아의 톱스타로 자리매김한 송중기와 ‘국제시장’, ‘베테랑’ 등으로 1000만명을 동원한 흥행배우 황정민, 훤칠한 외모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소지섭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했다. 관객도 650만명을 동원해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싼 배우들을 기용한데다가 막대한 제작비로 인해 손익분기점도 넘기지 못했다.
개봉 대기 중인 작품 중에도 톱스타 여럿을 출연 시켜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 많다. 일부 작품에 대해선 벌써부터 흥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초호화 캐스팅으로 성공한 사례도 많다. 전지현, 하정우, 이정재가 출연한 ‘암살’과 홍콩스타 임달화가 출연했던 ‘도둑들’ 등은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다. 
10월 개봉한 ‘남한산성’ 역시 세계적인 스타 이병헌을 비롯해, 김윤석, 박해일, 고수 등이 출연하면서 15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됐다. 배우들의 호연과 ‘가슴 아픈 역사적 굴욕’ 논쟁을 다룬 색다른 시도는 큰 호평을 받았지만 400만 관객에 그쳐 흥행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인기 스타를 대거 출연시켜 흥행을 노리는 건 제작사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다만 흥행을 예측할 수 없고 거듭 실패할 경우 영화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고민해봐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배우들에게 적은 출연료를 강요할 수도 없다. 
결국 유명배우들의 인기에 기대기보다는 작품의 개성으로 승부해야 한다. 지난해 개봉해 뜻밖의 흥행을 거둔 ‘부산행’이 이를 잘 보여준다. 부산행이 개봉했을 때 흥행을 예상한 이들이 많지 않았다. 공포영화인데다가 국내에서는 대박을 낸 적이 거의 없는 좀비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는 기차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긴장감 속에 가족애를 잘 버무리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요행은 실력을 이길 수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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