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의 통합시상식을 기대하며
지상파 3사의 통합시상식을 기대하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11.24 13:41
  • 호수 5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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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기자]장기간 이어진 파업 여파로, 연말을 장식하던 방송사 시상식도 차질을 빚게 됐다. KBS가 파업 여파로 사실상 시상식 개최가 무산되면서 SBS만 정상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국내 방송사 시상식은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한 지 오래됐다. ‘출석상’이라는 오명을 쓸 만큼 공동수상을 남발하며 상의 권위를 스스로 떨어트렸다. 공동수상보다 더 큰 문제는 상의 종류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연기대상을 예를 들면 신인상·아역상·인기상·우수연기상·최우수연기상․대상 등으로 세분화했고 미니시리즈·일일드라마·주말극으로 분야를 또 나눠 주연급 연기자들은 대부분 상을 수상한다.
방송국에서는 상을 주지 않으면 배우들이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 논리대로라면 수상자를 사전에 선정하고 시상식에서 처음 발표한 것마냥 쇼를 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수상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배우가 불참한다면 당사자를 비난하지 방송국에 화살을 돌리는 시청자들은 거의 없다.
또 방송사마다 시상식이 열리는 것도 문제다.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채널 수가 많지만 드라마 제작진과 배우들을 위한 시상식은 에미상과 골든글로브밖에 없다. 해당 시상식이 여러 분야로 세분화해 시상식을 진행하지만 각 부문 수상자를 남녀 주·조연상으로 한정하고 공동수상 역시 우리나라처럼 남발하지 않는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설사 상을 타지 못한다 해서 시상식을 비난하는 시청자도 드물다. 오랫동안 구축한 꼼꼼하고 세심한 심사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보내는 것이다.
어쩌면 이번이 통합시상식을 시작할 기회일 수도 있다. tvN, OCN, JTBC 등 비지상파 방송에서 제작한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의 한축으로 자리잡은 만큼 전 채널에서 제작한 드라마를 대상으로 시상식을 만든다면 돌아선 시청자들의 마음도 되돌릴 수 있다. 수년간 원칙대로 시상식을 운영한다면 결국 한국 드라마의 질적 성장도 노릴 수 있다.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하면 대중에게 좋은 배우, PD, 작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 매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듯 하나뿐인 드라마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다면 단숨에 주목받고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다. 또 방송사끼리 선의의 경쟁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제라도 지상파 3사가 주축이 돼 머리를 맞대고 통합시상식 설립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미래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인생의 목표로 세울 수 있는 그런 상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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