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노인지역봉사지도원 경진대회 ⑦몸에 밴 참 봉사의 즐거움
2007 노인지역봉사지도원 경진대회 ⑦몸에 밴 참 봉사의 즐거움
  • 이미정
  • 승인 2008.02.01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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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지회 부석면 가전경로당 장순원 사무장

2007년 ‘노인지역봉사지도원 경진대회’ 사례발표가 지난 12월 5일 대한노인회 중앙회 3층 강당에서 열렸습니다. 본지는 이 행사의 의미가 온 국민이 함께 뛰었던 새마을 운동의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고 봅니다.

 

급속히 고령화 되어가고 있는 사회 속에서 노년세대가 먼저 나서 지역 생산 활동에 앞장서거나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이에 본지는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우수 사례를 8회 연속 소개합니다. 전국의 경로당에 이러한 새바람이 전파되어 노년세대가 할 일이 있고, 운동과 소일이 되어 건강하고, 그래서 활기찬 노년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편집자 주>

 

충남 서산 부석면 가전경로당은 서산시에서 남서쪽방향 약 10km 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총 150여 호에 600여명이 농업에 의존하면서 오손 도손 정답게 살고 있는 중산간 농촌마을이다.
가전 경로당 장순원 사무장의 몸에 밴 50년 동안의 봉사정신은 동네, 아니 전국에서 알아주고 있다.

 

자신감 얻은 경로당 설립

 

장 사무장이 1971년 당시 가사리 이장 직을 수행하고 있을 때는 동네 사랑방은 없어지고 어르신들이 오갈 데 없어 방황하고 계셨다.


이에 장 사무장은 어르신들이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마을 총회 때 노인정을 만들 것을 얘기했지만 선뜻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속된말로 이장 정신이 있느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장 사무장은 당시 젊은 친구들에게 “우리 부모들은 그 어려운 시기에 태어나서 일제 36년과 6·25전쟁 등으로 죽을 고비와 보릿고개를 넘기시면서 줄줄이 태어난 자식들 뒷바라지에 청춘을 온몸으로 바치신 분들인데 우리가 보살펴드리지 않으면 부모님들을 고려장 시킬 것이냐”고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인의 텃밭 120평을 부지로 희사하겠다고 했다.


장 사무장은 우선 자기 집 사랑방에 어르신들이 쉴 수 있도록 두 칸짜리 방을 트고 이용 할 수 있도록 했다. 부모님이 계셨기에 가능하기도 했지만 장 사무장 아내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30여명의 어르신들이 두 칸짜리 방에서 지내기에는 부족했고 운영비 또한 문제였다.
장 사무장의 아내는 남편뒷바라지에 아이들 학교에 어르신들 점심준비에 너무도 힘든 시절을 보냈다.


<사진> 서산시지회 회원들이 등산로에서 건강체조를 하고 있다.

 

이에 장 사무장은 가족 몰래 현금 100만원과 쌀, 라면 등을 어르신들께 드린 후 직접 점심을 해서 드실 수 있도록 주방을 만들어 드렸다.


그러나 계속 집 사랑방에서 어르신들을 모실 수는 없었다. 장 사무장은 마을 총회 시 자신 소유의 밭 120평에 노인정 신축을 강력하게 건의했고 새마을 사업으로 부락민을 동원해 자재를 받아 15평 짜리 조그만 노인정을 신축하게 됐다.


장 사무장은 “아마 당시 서산시에서는 저희 마을이 최초로 노인회를 구성하고 사무실을 갖추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환경정화운동과 소득사업

 

이제는 정부 지원으로 40여 평의 넓고 깨끗한 경로당을 신축해 125명의 어르신들이 사회의 어른으로 항상 젊은이들에게 수범을 보이기 위해 마을 환경을 보호하는데 앞장서기로 결의하고 조를 만들어 주 2회씩 가사천변과 승강장주변, 도로변 꽃길 가꾸기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환경보호와 병행해 재활용품수집 경진대회를 행정기관에서 실시, 시상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가전경로당 회원들도 전회원이 동참하기로 결의하고 폐비닐·농약빈병·폐농기계 등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회원들은 매일 자전거, 오토바이 등에 마대를 가지고 다니면서 폐품 수집은 물론 도로변의 쓰레기 수거 등을 생활화 했고 심지어 타군까지 농약 빈병 등을 수거하기위해 출장한일도 종종 있었다.


이제는 몸에 밴 참봉사의 즐거움을 회원 모두가 즐기고 있고 우리농촌의 흙을 살리고 자연을 보호하며 소득을 올리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있다. 


가전경로당은 재활용품수집 경진대회에서 수차례에 걸쳐 1등을 수상했으며 이제는 재활용품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않고 달려가고 있고 지금까지 받은 재활용품 시상금 900만 원을 비롯해 수익금 700만 원과, 장 사무장이 14회에 걸쳐 받은 상금 2700만 원과 자신 소유의 1200 평의 밭을 공동작업장으로 무료 임대해 어르신들이 공동으로 육쪽마늘을 재배토록 해 연간 700여만 원의 소득을 올려 어려운 학생 5명을 선발 장학금으로 수년간 지급하고 있다.


또한 각 지역 어르신들을 모시고 풍년기원 대잔치는 물론 매년 2회에 걸쳐 국내관광 및 온천목욕을 실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1994년도에는 KBS ‘내고향’이라는 프로그램에 취재되어 첫 번째 TV에 방영되는 즐거움을  맞보기도 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린다

 

장 사무장은 경로당 신축과 소득사업에 만족하지 않았다.


또 다시 자신 소유의 밭 150평을 보건진료소 부지로 희사하고 진료소유치에 나선 것이다. 어르신들이 가장 큰 관심은 건강과 먹거리, 그리고 용돈이다. 이중 하나를 해결하기위해서는 진료소유치가 관건 이었다.


장 사무장은 당시 “시키지도 않은 진료소 유치 추진위원장을 맡아 시청과 보건소를 수차례 방문했지만 공무원들로부터 예산반영의 어려움을 이해해달라는 답변만 계속해서 들었을 뿐 행정기관의 문턱은 여전히 높아 달걀로 바위치기였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속담을 생각하고 부락 이장 개발위원 노인회장을 설득, 시장과의 면담이 이뤄졌다.


면담에서 두메산골을 강조하고 우리 부락에 진료소 설치를 건의, 건축비는 지원해줄 수 있으나 부지는 힘들다라는 말에 장 사무장은 그 자리에서 “부지는 제가 희사 했습니다”고 대답해 시장은 지원을 약속, 1998년 일사천리로 진료소가 신축, 인근 7개 부락주민들까지의 건강을 살펴오고 있다.

 

산책로 조성과 전통예절교육

 

장 사무장은 또 다시 도전했다.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한 문래산을 기점으로 하는 산책로 조성에 나선 것이다.


우선 이장과 개발위원들을 설득해 농로를 이용한 산책로와 문래산을 연결한 등산로 예정지를 답사하고 일주일간 150여명을 동원하여 등산로 6.4km를 지난 2004년도에 개설했다.


이에 따라 마을 주민 모두가 가족과 함께하는 걷기 운동 겸 등산으로 건강을 증진시키고 가족간의 우애를 돈독히 함은 물론 고부간의 갈등을 해소 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또한 1980년부터 지금까지 경로당에서는 인근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40여명을 대상으로 전통예절법과 축·지방작성법, 제사 진설법, 삼강오륜, 5대조 조상님들의 존함 쓰기 등 한자교육을 실시하고 우리조상의 뿌리 찾기와 웃어른에 대한 충효사상을 고취시키는 일에 앞장서고 있을 뿐 아니라 제사상 차리는 법은 실물을 직접 준비해 제물의 위치 절하는 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장 사무장은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이 저 하나만의 봉사정신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었다”면서 “지금도 어디선가 저의 거칠고 굵은 손길을 기다리는 소외당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모두가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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