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호 독자의 시 당선작] 어느 날
[106호 독자의 시 당선작] 어느 날
  • 이미정
  • 승인 2008.02.01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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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누나랑 나랑 남녘으로 떠났지
기다림이 아쉬워서 봄 마중을 갔었지

혹시나 담아올까 바랑 메고 갔었지

 

포구는 한가롭고 갈매기 떼 낮잠 자고
우렁싱이 손질하는 인심좋은 아낙네가
두점 주는 봄을 먹었지


누나랑 나는 비탈길을 걸었지
마늘 쪽파 쑥이 사는 들판에
봄이 솟아 올랐지

이 준 (75·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2동 회원)

산마루에 서서 보니 한산바다 정다웠지
충무공 체취 묻은 봄 마음을 담아지고

떠났든 그곳으로 다시 돌아왔었지

 

 

 

* 지난 한 주 어르신 시인 지망생이 많으신 것을 확인했습니다. 보내주신 시편들이 모두 뛰어났습니다. 이번 호에는 현윤길(경기 수원) 님, 조기택(경기 구리) 님, 이 준(경기 안양) 님, 김종옥(경기 평택) 님, 정헌방(경기 양주) 님, 최정기(경기 고양) 님의 시가 본선에 올랐습니다.

 

이중 현윤길 님의 ‘주름살’, 조기택 님의 ‘땅끝 해남에서’, 이 준 님의 ‘어느 날’이 경합을 했습니다. ‘주름살’은 황혼의 정서를 잘 나타냈고, 조기택 님의 ‘땅끝 해남에서’는 해남 여행에서 노후의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두 작품을 당선작으로 뽑아도 손색이 없었으나 이번 호에는 이 준님의 ‘어느 날’을 당선작으로 올립니다.

 

어르신의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정신, 아름다운 우리말 시어 등 미덕이 많았습니다. 함께 보내준 3편의 시도 평균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이름을 올린 다른 5분의 어르신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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