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부실계열사에 돈 쏟아 붓는 현대모비스?
[이슈]부실계열사에 돈 쏟아 붓는 현대모비스?
  • 라안일 기자
  • 승인 2018.01.17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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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늪’ 빠진 현대라이프생명 또 다시 SOS요청
경영부실 떠안는 꼴…경제개혁연대 “신중히 결정해야”

[백세시대=라안일 기자]현대모비스가 또 다시 부실계열사 지원에 돈을 쏟아 부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은 지난해 12월 12일 3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현대라이프생명 1대주주인 대만의 푸본생명이 1500억원, 2대주주인 현대모비스가 896억 7000만원, 3대 주주인 현대커머셜이 603억 3000만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구조다. 사실상 현대차그룹과 푸본생명이 동일 비율로 납입하는 셈이다. 납입예정일은 1분기말.

유상증자는 주주사 검토와 유관 당국 승인 절차를 거친 후 이뤄진다. 현대모비스는 아직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아 증자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유상증자에 대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이 금융위 권고기준인 150%에 가까워질 때마다 자본 유입이 있었던 점을 이유로 꼽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2012년 출범 이후 2년만인 2014년 5월 RBC 비율이 급격히 떨어지자 대주주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커머셜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았고 2015년 12월에도 대만의 푸본그룹으로부터 2130억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생보업계 하위권인 RBC 비율(148%)을 끌어올리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도 발행했다.

생보업계가 RBC 비율에 목을 매는 이유는 100% 미만이 될 경우 적기시정조치에 따라 회사 임직원의 금융회사 임원 자격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다른 금융계열사의 대주주 자격에 문제가 생겨 신규 사업의 허가 또는 금융업 신규신출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모비스의 부실계열사 지원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현대모비스가 언제까지 현대라이프생명에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지원할 것인가’이라는 논평을 낸 바 있다.

연대는 논평을 통해 “현재 현대라이프생명의 경영부실에 따른 책임은 고스란히 회사 임직원과 그룹에 전가되는 상황인데 과연 이것이 제대로 된 책임분담인지 의문”이라며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현대라이프생명에 대한 투자 내지 지원의 타당성에 대해 점검해 보고 향후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회사 및 주주에게 최선의 선택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대 관계자는 또 “현대모비스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지만 유상증자로 가는 형식적인 절차만 남아있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현대모비스가 회사와 주주에게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이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연대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의 당기순이익은 별도기준으로 지난 2012년 319억원 적자를 시작으로 2013년 316억원, 2014년 871억원, 2015년 485억원, 2016년 198억원, 2017년 9월 현재 443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가 이번 증자에 참여하면 현대라이프생명에 3400억원 가량을 투자하게 된다. 현대라이프생명의 ‘적자늪’에 더욱 깊게 빠지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이번 증자 참여가 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편 보험업계는 2021년부터 IFRS-17(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1117호 보험계약)도입을 앞두고 있다.

IFRS-17은 보험부채의 평가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기준에 맞추면 현대라이프생명의 부채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채규모 증가는 결국 RBC 비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현대모비스가 언제까지 ‘곳간’을 열어 놓을지 관심이 집중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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