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조부모 위한 성평등 가이드 발간
서울시 조부모 위한 성평등 가이드 발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3.02 13:45
  • 호수 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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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가 분홍 옷 입고 손녀가 축구해요”

성편견 사례 들며 시대에 맞는 성평등 양육법 소개

“분홍옷을 입은 아이는 여아라고 생각한다. 사내아이가 인형을 가지고 노는 게 못마땅하게 느껴진다. 남자는 평생 3번만 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의 내용이 마치 내 생각을 적어놓은 것처럼 느껴진다면 자녀와 손주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서울시가 발간한 성평등 가이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성평등을 강조하는 시대의 요구에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시는 ‘세 살 성평등, 세상을 바꾼다’라는 소책자를 공개했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조부모가 육아를 전담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성평등 시대에 맞게 자녀와의 마찰을 방지하기 위해 기획된 책이다.
총 3장으로 구성된 35쪽 분량의 책자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평소 자신의 성평등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 점검해보고 시대의 요구에 맞게 손주를 기르는 법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성평등한 조부모 상과 조부모 역할을 알아보고, 조부모 양육 과정 속 성편견 사례를 분석해 쉽게 인지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손자녀 양육 실천법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들도 소개했다.
책에서는 남자와 여자에게 어울리는 것을 구분하는 행동은 현재 관점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즉 성별에 따라 구분되는 사회적 역할을 기대하는 특정 사회나 문화가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이나 신념인 성역할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역할 고정관념은 남녀의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특정 행동을 강요하는 성차별을 낳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자도 얼마든지 인형을 가지고 놀고 여자도 원한다면 축구를 할 수 있다. 또 남자가 육아와 집안일을 도맡고 여자가 돈을 버는 일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됐다. 즉 성별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누구나 평등한 대우를 받는 성평등 시대가 온 것이다.
책은 상세한 용어 설명과 함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어르신들이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성평등 의식을 높이기 위한 상세한 방법을 설명한 부분은 눈여겨봐야 한다. 책은 세상에는 남녀로 구분되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색깔부터 시작해서 직업까지 손주가 원하고 좋아한다면 자유롭게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감정표현도 마찬가지다. 여자아이가 목청껏 운다고 해서 사내 같다고 혼내기보다는 손주가 느끼는 감정에 공감하는 편이 올바른 의식을 갖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물건이나 취미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 아이들이 각자의 고유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양육의 포인트라고 설명한다. 또 책 내용만으로 부족할 경우 성평등 교육을 지원하는 단체도 함께 소개해 어르신들의 이해를 돕는다.
서울시는 서울여성가족재단, 서울시 교육청 등을 통해서 육아종합지원센터, 유치원 등에 비치해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배포했다. 또한 배포처 이외에도 서울시 홈페이지에 들어가 ‘여성’ 카테고리의 ‘여성자료실’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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