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종교 믿는다고 비난하는 건 부당
특정 종교 믿는다고 비난하는 건 부당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5.04 10:49
  • 호수 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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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에서 유명 음반 제작자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박진영이 종교 논란에 휩싸였다. 한 매체가 그가 세월호 사고와 연루된 구원파의 집회를 주도하고 있고 더 나아가 신도가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즉각 자신은 순수한 목적으로 성경을 공부한 것이고 그 모임에 구원파 신도가 참여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누구 말이 맞는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이 문제는 종교의 자유라는 새로운 논쟁을 낳았다.

박진영은 그간 여러 차례 방송에서 자신은 무교라고 주장해왔다. 성경에 나오는 여러 신화적인 이야기를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종교를 갖지 않는다는 설명과 함께 말이다. 구원파 여부를 떠나서 이런 그가 성경을 진지하게 공부하고 믿음이 생겼다는 사실에 대중들은 놀라워하고 있다. 

모든 종교가 사회적으로부터 존중받는 건 아니다. 신도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헌금을 강요하고 몹쓸 짓을 자행하거나 자신이 신이라고 주장하는 종교인들은 지탄받아야 한다. 
사람들이 비난하는 종교는 대부분 이러한 단체들이다. 이단은 아니지만 교회를 영리화하고 신도들을 돈줄로 생각하는 일부 종교 단체 역시 비난 받아 마땅하다. 

다만, 민주주의 국가는 대부분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 다른 사람에게 이를 억지로 강요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과도한 종교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교회에 가든 절에 가든 곰을 숭배하든 그 사람의 자유다.

비난받는 단체를 믿고 따른다는 이유만으로 모욕을 주는 것도 지나치다. 종교의 자유가 있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도라는 이유로 종교지도자와 한패 취급을 하는 건 부당하다. 실제로 이단 의혹을 받는 종교의 철학을 따른다는 이유로 몇몇 연예인들이 지나친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들이 방송활동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종교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설령 이단으로 의심받는 어떤 종교가 범죄를 저지르는 명명백백한 사이비라 밝혀졌다 해도 적극적으로 가담한 신도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신도 역시 피해자다. 잠재적인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신도들을 향한 비난은 가혹하다. 

박진영 문제가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타인에게 신체적, 물적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종교의 자유는 인정하고 넘어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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