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증상 없는 ‘대장암’, 정기 내시경 검사 필요
초기 증상 없는 ‘대장암’, 정기 내시경 검사 필요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05.25 14:12
  • 호수 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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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의 증상과 치료
국제암연구소는 최근 분변잠혈검사와 대장내시경검사를 효과적인 대장암 검진 방법으로 평가했다. 사진은 의료진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립암센터
국제암연구소는 최근 분변잠혈검사와 대장내시경검사를 효과적인 대장암 검진 방법으로 평가했다. 사진은 의료진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립암센터

50대 이후 발병 위험 높아져… ‘대장암의 씨앗’ 용종 제거하는 게 좋아

육식 줄이고 과일‧야채 섭취 늘려야… 가공육‧짠 음식은 멀리하도록

[백세시대=이영주기자]

서병욱(70대‧가명) 어르신은 한 달여 전부터 아랫배에 통증이 있었다. 평소에 소화 불량을 자주 겪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서 어르신은 최근 대변에서 붉은 피가 묻어 나오자 병원을 찾았고, 진단 결과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대장암은 서양인에게 많이 생기는 암으로 알려졌지만, 서구화된 식습관과 스트레스 증가 등으로 국내에서도 대장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에서 21만4701건의 암이 발생했는데 그 중 대장암은 2만6790건으로 위암에 이어 2위(12.5%)를 차지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70대가 27.8%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25.6%, 50대가 21.8%로 뒤를 이었다. 

대장은 소장(작은창자)의 끝에서부터 항문까지 이어진 소화기관의 마지막 부위로, 전체 길이가 평균 약 150센티미터 정도 되고 맹장, 결장, 직장으로 구성돼 있다. 수분을 흡수하고 소화되지 않는 음식물을 저장하고 배설하는 역할을 하는데, 암이 발생해 대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배가 아프거나 설사 또는 변비가 생긴다. 

대장암 발병의 위험 요인은 잘못된 식습관, 비만, 유전적 요인, 선종성 용종, 염증성 장질환, 신체 활동 부족, 음주, 50세 이상의 연령 등이다. 특히 과도한 육류 섭취와 불규칙하고 잘못된 식습관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식습관 개선이 대장암 예방에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한 대변에 피가 섞여 있는지를 검사하는 분변잠혈검사와 대장 안쪽 상태를 살피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대장암을 조기에 진단하거나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용종을 제거하는 것도 필요하다. 용종이란 대장 점막의 조직이 부분적으로 과도하게 증식해 혹처럼 튀어나온 것을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대장암 검진으로 만 50세 이상 성인에게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받게 하고 있으며, 이 검사를 통해 이상이 발견되면 무료로 X선 촬영검사 또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대장암의 증상과 진단

초기 대장암은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눈에 띄지 않는 장출혈로 인해 혈액이 손실돼 빈혈이 생길 수 있으며, 간혹 식욕부진과 체중감소가 나타나기도 한다.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에는 배가 아프거나 설사 또는 변비가 생기는 등 배변습관의 변화가 나타난다. 또한 선홍색 또는 검은색의 혈변이 생길 수 있으며, 배에서 평소 만져지지 않던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항문의 바로 윗부분인 직장에 암이 발생한 경우에는 항문출혈과 함께 변이 가늘게 나오거나 변을 보기 힘들고 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은 느낌이 들 수 있다. 

대장암 진단 방법에는 의사가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진단하는 ‘직장수지검사’, 대변을 검사하는 ‘분변잠혈검사’와 내시경, X선 촬영, CT 등을 이용한 검사가 있다. 

가장 추천되는 방법은 대장내시경 검사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특수 카메라인 내시경을 항문으로 삽입해 대장 내부를 직접 들여다보는 방법으로, 조직검사까지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시경을 통해 대장암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용종이 발견되면 용종 제거를 위해 내시경절제술이나 수술이 시행된다.

황대용 건국대학교병원 대장암센터장은 “대장암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나이와 가족력”이라며 “50대 이후부터 대장암 발생 확률이 높아지고 본인 또는 가족이 대장암에 걸렸었다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0대부터 대장내시경을 받는 게 예방 차원에서 좋다”고 강조했다. 

◇대장암의 치료와 예방

대장암 치료는 병의 진행 정도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크게 수술치료,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로 나뉜다. 수술 방식으로는 개복수술과 최소침습수술이 있으며, 최소침습수술에는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 등이 있다.  

복강경 수술은 몸에 구멍을 내고 수술기구를 집어넣어 기구에 달린 카메라 화면을 보고 수술하는 것이며, 로봇 수술은 기계 끝에 사람 손과 비슷한 모양의 로봇 손을 집어넣어 수술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최소침습수술은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상처가 작아 미용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다. 

항암치료는 항암 약제를 주사하거나 항암제를 복용하는 방법이며, 방사선치료는 암 발생부위에 방사선을 쬐어 암세포를 태우는 방법이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소고기, 돼지고기 등 동물성 지방이 많은 붉은색 고기류는 체내 담즙산 분비를 증가시켜 대장점막을 손상시키는 원인이 되므로, 소‧돼지 보다 닭, 오리, 생선, 두부 등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소시지, 햄 등 가공식품과 짠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습관성 음주나 과음은 자제해야 한다. 음주는 대장암 위험을 80% 이상 높일 수 있어서다. 반면, 과일과 채소는 충분히 자주 먹는 것이 좋다. 채소즙보다는 생야채나 나물 반찬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대장암 예방에 좋은 5색 과일‧채소로 사과(붉은색), 고구마(노란색), 양배추(초록색), 마늘(흰색), 블루베리(보라색)를 권장하고 있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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