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염과 피로
전립선염과 피로
  • 황경진
  • 승인 2008.04.0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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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관 <연세크라운비뇨기과 원장>

 

옛날 사람들은 잘 낫지 않는 병에 걸리는 것이 누군가의 죄 때문이라고 믿었던 모양이다. 염병이 돌면 하늘의 재앙이 내린 것이라 했고, 특정 몇몇 질병은 천벌 때문에 걸리는 병이란 뜻으로 천형이라 불렀다.

성서에 보면 예수가 여러 가지 병을 고치고 다닐 때 제자들이 눈먼 사람이 찾아오는 것을 보고 “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은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라고 묻는 장면이 나온다. 크거나 작거나 불구나 질병은 어떤 원죄로 인해 생긴 형벌이라는 의식이 묻어있다는 반증이다.

남성의 전립선 질환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과다하거나 불결한 섹스가 잦을 경우 요도염을 일으키고, 치료되지 않은 요도염 원인균이 전립선염을 일으킨다는 점을 강조하다보니 은연중에 ‘무절제한 섹스’라는 원죄에 대한 인과응보가 전립선염인 것처럼 비쳐질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생긴다. 무슨 일에서나 그렇듯, 인과관계가 항상 똑같이 정해진 일은 없다. 무절제하게 성을 즐겼을 것 같지 않은 성실한 남성에게도 전립선 문제는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40세 임모씨는 2년 전부터 전립선 증상이 나타나 항생제 신세를 지던 끝에 지방에서 찾아온 환자였다. 회음부의 불쾌감이 심해 비뇨기과에 갔다가 전립선염 진단을 받았고, 처치로 주사와 내복약 항생제를 처방 받았다. 물론 처방은 효과가 있었고 불쾌감이나 은근한 통증, 뻐근한 기분이 사라졌으나 문제는 그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것이었다. 가내 공장을 운영하다 보니 일감이 일시에 밀려들면 자주 야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야근 한번 하고 나면 전립선염 증상이 바로 재발하곤 했다. 사용하는 항생제의 양도 늘어났고 나중에는 항생제만으로는 효과를 느끼지 못할 만큼 불쾌감이 지속됐다. 소변은 불규칙해지고 시도 때도 없이 화장실을 드나들었지만 정작 시원스레 소변이 나오지도 않았다. 자연히 부인과의 관계도 소홀해졌다.

질병은 꼭 무슨 죄가 있는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응징이 아니다.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불가피한 습관만으로도 전립선 질환은 찾아올 수 있다. 게다가 마흔이란 나이는 문득 찾아오는 불청객을 더 이상 소리 없이 물리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불편한 증상을 느끼면 자가치료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가까운 비뇨기과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건강한 삶의 질을 유지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 문의 : 연세크라운비뇨기과 02-588-2119, 588-3119
(crownclin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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