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도 ‘워터파크’ 즐길 수 있어요
어르신들도 ‘워터파크’ 즐길 수 있어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8.17 14:33
  • 호수 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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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집 근처에 새로 생긴 한 워터파크에 다녀왔다. 워터파크(water park)는 물놀이를 주제로 한 놀이시설로 수영장과 비슷하지만 수영을 전혀 못하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물에서 타는 미끄럼틀인 ‘워터 슬라이드’와 인공 파도가 출렁이는 수영장인 ‘파도풀’ 등 각종 놀이기구를 갖춘 것도 특징이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대 이후 하나둘 생겨나 현재 전국적으로 20여개의 워터파크가 운영 중이다. 
워터파크가 생겨났던 초창기에는 2040세대의 전유물이었다. 기존 수영장과 완전히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이들 세대가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고 가족을 구성하면서 워터파크는 점차 유아들도 즐길 수 있는 시설을 갖춰 가족 단위로 확장했다. 이어 시니어 세대까지 아우르기 위한 스파 시설도 확충하면서 말 그대로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다만, 워터파크 관련 TV 광고가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삼아 워터 슬라이드를 중심으로 홍보하면서 여전히 노인들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이날 방문한 워터파크도 연인 또는 가족 단위 이용자가 99%를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들과 함께 찾은 노인들도 군데군데 보였다. 평소 노인들이 워터파크를 이용할 수 있을지 궁금해 실례를 무릅 쓰고 이분들을 관찰했다. 
놀이시설과 스파를 제외하면 워터파크에는 크게 두 가지 수영시설이 있다. 하나는 파도풀이고 다른 하나는 유수풀이다. 파도풀은 최대 깊이가 2m 넘는 수영장에 인공적으로 거대한 파도를 치게 해 사람들에게 마치 바다에 온 듯한 역동적인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다만 파도가 거세서 멀리 밀려나가 노인들이 이용하기에는 부담이 된다.
유수풀은 전혀 다르다. 최대 깊이가 1m 밖에 되지 않고 물의 흐름도 약해 튜브나 구명조끼를  타고 둥둥 떠다니면서 시원하게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노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이날 예상대로 노인들은 유수풀에서 아이나 젊은 사람 못지 않게 즐겁게 물 위를 떠다녔다. 한 어르신에게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생각과 달리 재미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딸의 권유로 억지로 끌려왔지만 다음에는 부부끼리만 와도 좋을 것 같다는 소감도 밝혔다. 이 어르신은 가족과 함께 워터 슬라이드에도 도전했고 다친 곳 없이 미끄럼틀을 무사히 내려왔다. 
워터파크는 일반 수영장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65세 이상에게는 50% 할인을 해주는 곳이 많다. 좀더 많은 노인들이 두려워하지 말고 가족과 함께 도전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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