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경로당 급식도우미 도입 확산
지자체 경로당 급식도우미 도입 확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9.07 10:38
  • 호수 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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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지역 회원 평균연령 80대… 식사 당번 스트레스 심해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전북 순창군 270개 경로당에 도우미 파견… “갈등 없어지며 회원 늘어”

저소득 홀몸노인을 급식도우미로 선발… 고독사 막는 일자리로 활용

최근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원활한 점심식사를 돕는 급식도우미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순창군 경로당 급식도우미가 직접 만든 음식을 놓는 모습.
최근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원활한 점심식사를 돕는 급식도우미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순창군 경로당 급식도우미가 직접 만든 음식을 놓는 모습.

“식사 당번을 놓고 싸울 일도 없고 음식 맛도 일정해서 반응이 좋아요.”

지난 9월 4일 경기 성남시 중앙동 힐스테이트 2차 아파트경로당 장길문 회장은 경로당 급식도우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부터 성남시로부터 지원을 받아 급식도우미를 고용한 후 각종 불편함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활동이 뜸했던 회원들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경로당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분위기도 좋아지고 있다. 장 회장은 “경로당을 이용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식사인데 이 문제가 원활해지면서 찾는 회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고령화가 심한 전남과 경상 지역을 중심으로 경로당 급식도우미를 활용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경로당 회원 평균 연령이 80대에 다다르면서 많게는 30~40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자 노인일자리를 활용해 해법을 마련,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부지역에서는 시설관리와 청소까지 함께 맡겨 활용도를 높이고 경기 성남시 등 수도권으로도 점차 확대돼 경로당 급식도우미 고용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간 경로당에서는 회원들이 순번을 정해 식사를 준비하거나 60대 회원들이 전담해 식사를 준비하기도 했다. 순번을 정해서 할 경우 음식 맛이 일정하지 않고 당번 회원이 빠질 경우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젊은 회원들이 전담으로 맡아주면 좋지만 농촌 경로당의 경우 60대 회원이 전무한 곳이 많아 식사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로당 급식도우미는 재료 준비부터 배식, 설거지 등 어르신들의 평일 점심식사를 책임지는 일을 하는데 일손이 부족한 농촌 경로당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건강한 60세 전후 고령자를 우선적으로 채용하는데 인원이 마땅치 않을 경우 마을 주민 중 젊은 사람을 활용하기도 한다. 

전북 순창군의 경우 올해 7억2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체 370개소 경로당 중 270여곳에 경로당 도우미를 파견하고 있다. 50세 미만 14명, 60세 미만 46명, 70세 미만 120명, 70세 이상 97명으로 총 277명이 급식도우미로 매달 30시간을 활동하고 27만원을 받는다. 경기 성남시도 마찬가지로 노인일자리 ‘소일거리’ 분야의 하나로 경로당 급식도우미를 운영하고 있다. 건강한 60세 이상 323명을 선발해 역시 매달 30시간 활동하면 27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한다. 

전남 화순군은 구충곤 군수가 후보 시절부터 급식도우미 파견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이달부터 20개 경로당을 시작으로 점차 전체 경로당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화순군 관계자는 “시범사업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해 어르신들이 안심하고 식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경로당 회원들의 반응도 뜨겁다. 식사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어진데다가 덩달아 회원까지 증가하면서 경로당까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노인회 전북 순창군지회 이호 경로부장은 “식사 준비 때문에 회원들 간 다툴 일이 줄어서 급식도우미 지원을 받은 경로당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면서 “신청하지 않은 나머지 경로당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 일부 지자체는 급식도우미를 혼자 사는 고령자 가운데 우선 고용하고 시설관리 및 청소 등을 맡기는 등 활용도를 높여 상생하는 노인일자리로 관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남 함안군은 관내 경로당 334개소 중 50개소를 선정해 시설관리도우미를 파견하고 있다. 

함안군은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 중 공개모집을 통해 독거노인과 저소득 어르신 50명을 우선 선발해 경로당 도우미로 배치했다. 이들은 하루 3시간, 월 10회 경로당 시설관리와 환경정비, 중식지원과 상차림을 담당한다. 특히 고독사 위험이 있는 저소득 독거노인을 우선 배정하면서 1석 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함안군 관계자는 “단순한 식사 준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경로당 어르신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개선해줄 도우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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