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에 좋다는 계피가루‧밀크씨슬 등 건강보조식품 “효과는 불분명… 오히려 부작용 조심”
당뇨병에 좋다는 계피가루‧밀크씨슬 등 건강보조식품 “효과는 불분명… 오히려 부작용 조심”
  • 이영주 기자
  • 승인 2018.11.09 14:28
  • 호수 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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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영주기자]

해외서 각광받는 알파지방산‧크롬 

모든 당뇨 환자에 적용되진 않아

많은 사람들은 당뇨병을 생활습관의 문제로 인식하고, 식사 및 운동요법을 통해 혈당을 조절하고자 노력한다. 이는 당연히 올바른 방법이며 당뇨병 관리의 기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적절한 관리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그런 생활습관개선 자체만으로 한계가 있는 경우, 전문 진료를 통해 적합한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 당뇨병 환자의 질병 인지율은 70%이고, 약물 치료를 하는 경우는 63%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식사요법을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하는 것으로 오인하거나, 약물요법을  건강보조식품 복용으로 대체하려는 경우도 많다. 상당수의 당뇨병 환자들이 근거가 있는 의학적 치료보다 그렇지 않은 치료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 내과 전문의의 설명이다.

당뇨병에 좋은 건강보조식품이 있을까? 미국 국립보완의학통합센터의 결론은 당뇨병 환자에게 유익한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다. 

알파지방산은 인체 내에서 소량 생산되는 지방산으로 당뇨병신경병증(고혈당으로 인해 말초신경이나 자율신경이 손상돼 생기는 합병증)에 대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해외에선 당뇨 환자에게 인기 있는 건강보조식품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전문의약품에 속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즉, 의사가 복용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환자에게만 알파지방산이 처방되고 있다.

당뇨 환자에게 좋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건강보조식품 중 하나는 크롬이다. 크롬은 인슐린의 작용을 도와 당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크롬이 부족하면 당뇨병 증상이 생긴다. 때문에 크롬 섭취가 부족한 사람이 크롬 영양제를 복용하면 당뇨병이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크롬은 많은 종류의 식품에 함유돼 있어 일반적인 식사로도 부족하지 않은 영양소로, 전문가들은 모든 당뇨 환자에게 크롬 보충이 필요한 건 아니라고 지적한다. 또한 크롬은 위통과 콩팥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 복용 효과는 미약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계피가루, 여주, 호로파씨(콩과 초본식물의 씨앗), 인삼, 밀크씨슬(엉겅퀴), 고구마 등의 당뇨병에 대한 효과는 어떨까. 

원종철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이 역시 명백한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계피가루는 간독성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그 외 마그네슘, 셀레늄, 비타민을 포함한 그 어느 건강보조식품에 대해서도 당뇨병 치료에 관한 명백한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원 교수는 “건강보조식품의 과량 및 장기적인 복용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매우 빈약하며,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미국 식품안전청에서는 ‘천연 당뇨병 치료제’나 ‘항당뇨병 약제를 대신할 건강보조식품’ 등의 허위광고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뇨병은 만성질환이지만, 꾸준한 관리와 정기적인 합병증 검사 등을 통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질병”이라며 “건강보조식품의 이점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없으며, 부작용에 대한 정보조차 미약하므로 당뇨병이 있는 경우, 의료진과의 전문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관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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