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이영주기자]
꿀은 설탕보다 혈당을 천천히 올리지만 합병증 위험 높여
보리밥‧토마토도 적정량 섭취… 견과류는 하루 10개 이하로
서구화된 식생활, 인구 고령화 등으로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당뇨병 환자는 약 302만명이다. 이중 60대 이상 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노년기에 흔한 만성질환이다. 당뇨병은 생활 습관과 관련이 깊은 만성질환으로, 평소 식이요법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식단 관리가 중요한 만큼,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에 대한 정보들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이중에는 왜곡된 정보들도 많이 섞여 있다. 대한의학회와 정은임 순천향대 부천병원 임상영양사 등의 도움말로 당뇨 환자 식단에 관한 궁금증을 Q&A로 풀어봤다.
•Q: 당뇨 환자에게 쌀밥은 나쁘고, 보리밥은 좋은지.
•A: 보리밥은 쌀밥보다 섬유소가 많이 들어 있어 당의 흡수를 지연시키고 공복감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보리밥도 당질(탄수화물) 식품이므로 많이 먹어도 되는 것은 아니며, 쌀밥과 같은 양으로 섭취해야 한다.
•Q: 당뇨에 좋다는 토마토, 마음껏 먹어도 되는지.
•A: 토마토는 식물학적으로 채소로 알려져 많은 당뇨 환자들이 마음껏 먹어도 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토마토는 당질 함량이 높아 당뇨 환자에게는 과일로 보는 것이 맞다. 따라서 토마토도 반드시 섭취량을 조절해야 하며, 일반적인 하루 적정 섭취량은 350g(작은 크기 2개 정도)이다. 단, 개인별로 적정 섭취량은 달라질 수 있다.
•Q: 고구마가 당뇨에 좋은지.
•A: 고구마는 당 지수가 감자보다 낮기 때문에 당뇨병에 좋다는 얘기가 있다.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식품마다 1회 분량에 함유된 당질의 함량이 다르므로 당 지수만으로 식품을 선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당뇨 환자의 식후 혈당은 식사에 포함된 당질 섭취량이 늘어나면 높아질 수 있으므로 당 지수가 낮은 음식이라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좋지 않다.
•Q: 당뇨 환자식은 설탕보다 꿀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A: 꿀은 설탕과 달리 과당으로 이루어져 있어 천천히 혈당을 올리지만, 열량은 설탕과 같다. 또, 과당은 포도당보다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을 일으키는 혈관 손상률이 7.5배 정도 더 높다. 따라서 꿀도 당뇨 환자가 주의해야 하는 식품이다.
•Q: 과일을 얼마나 먹을 수 있는지.
•A: 과일은 탄수화물 함량이 많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당을 올린다. 하지만 과일에는 비타민과 무기질, 섬유소도 다량 함유되어 있으므로 적당량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주스나 통조림보다는 신선한 과일을 먹고, 주스를 마실 때에는 무가당으로 표시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Q: 고기는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A: 지방이 적은 부위를 선택해 기름이 많은 부위와 껍질을 제거한다. 콜레스테롤이 높은 내장도 삼간다. 육류를 조리할 때에는 찌거나 살짝 데치면 남은 기름을 제거할 수 있다. 지방을 제거하면 적게는 15%, 많으면 35%까지 칼로리를 줄일 수 있다. 닭고기나 돼지고기는 조리 시 미지근한 물에 담근 후 물기를 제거하고 냉장고에 넣어 식히면 지방분이 분리된다. 이 때 보이는 지방을 제거한 후 조리한다.
•Q: 땅콩을 간식으로 먹어도 되는지.
•A: 땅콩과 같은 견과류에는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는 하지만 지방이 많기 때문에 하루 한 숟가락 분량(10개) 이상 먹지 않는 게 좋다. 호두와 잣도 마찬가지다. 과량 섭취하는 경우에는 지방으로 인한 열량 섭취가 증가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Q: 당뇨병에 좋은 음식은 무엇인지.
•A: 당뇨병에 특별히 좋은 음식은 없다. 특정 음식을 더 먹어서 당뇨병이 나을 수는 없다. 간혹 건강보조식품 업체에서 당뇨병이 좋아진다고 선전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근거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짜여진 당뇨 식단에 따라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이영주 기자 yjlee@100ss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