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예방을 위한 인지건강 디자인이 적용된 아파트
치매예방을 위한 인지건강 디자인이 적용된 아파트
  • 김순근 기자
  • 승인 2018.12.07 14:05
  • 호수 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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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대구 산격동 ‘기억보듬길’

[백세세대=김순근기자]

협동조합 소이랩, 아파트 등에 인지디자인 적용하는 프로젝트 추진
고령층 거주자 많은 지역… 인지장애 예방 및 안전사고 감소 효과 기대
 
대구 산격1동 주공아파트와 인근 복지관은 인지건강을 증진시키는 색깔, 도형, 숫자 등을 활용한 인지건강 디자인이 적용돼 노인들의 치매예방과 안전사고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
대구 산격1동 주공아파트와 인근 복지관은 인지건강을 증진시키는 색깔, 도형, 숫자 등을 활용한 인지건강 디자인이 적용돼 노인들의 치매예방과 안전사고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

 

서울에 이어 대구에 치매예방을 위한 인지건강 디자인이 적용된 아파트가 등장했다.
고령층 거주 비율이 높은 대구시 산격1동 주공아파트는 동 출입구마다 다른 색으로 칠해져 있다. 무채색 또는 동일한 색의 동 안내판, 동호수, 우편함 등도 빨강, 파랑 등 눈에 띄는 색깔로 칠해졌다.
고령화로 인해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이 특징적인 색이나 도형을 통해 장소를 기억하고 목적지로 쉽게 이동하도록 도와주는 인지건강 디자인이다.
인지건강 디자인은 동일한 건물디자인, 동일한 색 등으로 특징이 없는 거주지 공간에 인지하기 쉬운 색이나 도형 등을 가미해 오감을 자극함으로써 인지건강에 도움을 주는 디자인방식이다.
서울시에서 2014년에 도입해 작년까지 모두 4곳의 고령층 비율이 높은 아파트에 적용한 결과 인지장애는 30.8%, 안전사고는 24.4%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산격1동 아파트에 ‘기억보듬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인지건강 디자인 도입을 주도한 곳은 대구출신 청년들로 구성된 협동조합 소이랩. 행정안전부 주최 ‘국민참여 사회문제해결 프로젝트-국민해결 2018’에 인지건강 디자인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제출해 선정됨에 따라 착수하게 됐다.
소이랩 장종욱 대표는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치매 문제해결에 관심을 갖고 관련 논문들을 조사하다 인지건강 디자인을 알게 됐다”며 “전문가 자문을 거쳐 대구에서 노인취약계층 비율이 가장 높은 산격1동에 첫 기억보듬길을 조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구시민센터의 도움을 받아 설문조사와 주민워크숍, 현장답사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 분석했다. 이 결과 노인들의 이동 동선 범위가 넓지 않고 주로 동 출입구, 정자 등 쉼터, 복지관, 필로티(1층에 기둥만 세우고 벽을 없앤 구조) 등에 자주 모이는 것에 주목했다.
11월 2일 주민설명회를 가진 후 3일부터 본격적인 디자인 시공에 착수했다. 이동 동선 유도를 위해 동 출입구 경사로, 필로티 경사로 등에는 주변 환경색채와 대비되는 고채도 색상을 적용해 외부에서도 쉽게 인지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동 출입구 벽면과 바닥면에는 인지성이 강한 기하학적 형태와 크고 명확한 숫자를 사용한 디자인을 통해 방향성과 영역성을 제공했다. 복지관내 일반인 위주의 글자, 숫자를 인지하기 쉬운 도형, 색깔 등으로 대체하고 장소와 계단 등 위험 요소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복지관과 아파트 필로티에도 인지력 향상을 위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통풍이 잘되고 그늘진 필로티는 특히 여름철에 어르신들이 자주 모이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기억보듬길 프로젝트’는 12월 중순에 완료될 예정이다. 일단 주민들은 새로운 디자인의 등장에 신기해하며 반기는 분위기다.
소이랩 장종욱 대표는 “노인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했다”며 “지역 특색에 맞게 디자인을 적용한 만큼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와 안전사고 감소 등의 추이를 세밀히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김순근 기자 skkim@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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