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23] 일찍 잠들어야 하는 이유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23] 일찍 잠들어야 하는 이유
  • 권기창 경희미르한의원 의왕점 대표원장
  • 승인 2019.01.25 14:00
  • 호수 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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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창 경희미르한의원 의왕점 대표원장]

저는 현재 대단위 아파트에 삽니다. 어릴 때는 몇 가구 안 되는 강원도 산골 마을에서도 살았고, 소도시의 목조 주택 마을에서도 살았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주로 대도시의 아파트에 살았습니다. 도시에서의 삶은 편리합니다. 방범, 집수리, 난방, 주차, 시장, 병원, 교육 환경 등 모든 면에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도시에서의 생활이 건강이라는 측면에서도 좋을까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공기라든가, 소음 등의 문제 말고 다른 문제는 없을까요?

저는 제일 큰 문제가 생체시간 리듬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파트에는 드나드는 차 때문에 한밤중에도 가로등이 켜져 있습니다. 물론 주위의 다른 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TV는 밤 11시까지도 인기 드라마를 방영하여 마치 이 시간에는 잠들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파트 앞 도로에는 자정까지도 차들이 많이 다니고, 12시 이후에도 치킨, 피자 등의 야식 배달 오토바이가 시끄럽게 다닙니다. 아이들도 으레 밤 11시가 넘었는데도 잘 생각을 하지 않고 냉장고 문을 여닫고는 합니다. 

어릴 때 외가가 농촌에 있었는데, 방학이면 1주고 2주고 외갓집에서 살곤 했습니다. 외가는 전기도 안 들어오는 곳이라 호롱으로 불을 밝혔는데, 저녁 먹고 8시가 넘어가면 할 일이 없었습니다. 외삼촌들이랑 얘기하다가 9시에서 10시 사이에 보통 잠들었습니다. 그러고는 6시 전에 일어나 외할아버지랑 논에 가서 한 번 휙 둘러보고 돌아와 아침을 먹었습니다. 

대학 시절 산사에서 주최한 참선 교실에 두 차례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선방에서는 9시 반에 자서 새벽 3시 반에 일어납니다. 그런데 그 일과에 맞춰서 살다 보니 저절로 그 시간에 일어나게 됩니다. 

그 시절 주변 사람 중에는 아토피나 비염 환자가 없었습니다. 저는 아토피 환자가 오면 우선 일찍 자라고 합니다. 시간 리듬이 흐트러진 사람은 면역력이 떨어질뿐더러 자기에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에 대한 감각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리듬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시간과 공간에 대한 리듬인데, 공간이야 장거리 출장이 많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일정합니다. 그럼 시간이 제일 문제인데, 현대인들의 시간 리듬은 대부분 엉망입니다. 그러니 자연 면역력이 떨어지고, 다른 생체 리듬도 저하되어 건강을 해치게 되고 각종 병이 생깁니다. 

현재의 시점에서 예전처럼 전기를 없앤다거나, 절에서처럼 살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미국에 갔더니 주택가는 밤 9시 넘으니 조용했습니다. 

가로등도 우리보다는 적고, 주변에 상점도 없습니다. 자연히 사람들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납니다. 물론 도심은 늦게까지 불야성이지만요. 

우리나라는 아파트 단지가 너무 밝습니다. 물론 방범때문에 가로등을 켜야 하지만 생체 리듬에 방해를 줍니다. 

또 주거 지구와 상업 지구의 거리가 너무 가깝습니다. 이러한 환경에 살다 보니 자연 수면시간이 늦게 되고, 일찍 자면 뭔가 시간 낭비인 듯 느껴져 늦게 자는 걸 당연시합니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약물치료뿐 아니라 시간 리듬에 대한 부분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면역력 저하로 오는 알레르기는 일찍 잠들고 생체시간 리듬을 살리는 것을 같이 해야 효과를 봅니다. 

출처: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맑은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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