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의 재활치료…폐암 환자, 수술 전후에 ‘호흡’ 재활치료가 필수
암환자의 재활치료…폐암 환자, 수술 전후에 ‘호흡’ 재활치료가 필수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2.21 21:06
  • 호수 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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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수연기자]

암 환자 5년 생존율 70.6%로 높아져… 후유증·합병증 유의해야

두경부암은 연하곤란 발생 많아… 유방암 환자 부종·우울증 조심

국립암센터 물리치료사가 암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재활운동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물리치료사가 암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재활운동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암 환자의 생존율도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의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5년간(2012~2016년)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0.6%로 알려졌다. 10여년 전에 진단받은 암환자의 생존율(54%)보다 월등하게 높아진 것이다. 보통 암에 걸리고 5년간 살아있으면 완치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의료 기술의 발전과 조기 검진으로 암을 치료할 가능성이 커진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암의 경우 치료했다 하더라도 재발의 우려가 높고, 치료 후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암 환자의 재활 치료가 중요한 영역으로 대두되고 있다. 유성선병원 재활의학과 이주연 과장은 “암 자체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연관된 많은 의학적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조절, 신체 기능 및 삶의 질 향상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암 발생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질병에는 무엇이 있는지, 이에 따른 재활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아본다. 

◇두경부암 수술 후 연하곤란 발생 시 전기 자극 치료 

암 치료 후 환자들에게 보이는 증상은 암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두경부암은 치료 후 초기부터 올바른 운동을 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불편이 발생한다. 갑상선암, 후두암, 구강암, 침샘암 등 눈‧뇌‧귀를 제외하고 얼굴에서 가슴 윗부분까지 발생하는 암 모두가 두경부암에 해당된다. 

두경부암은 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뿐만 아니라 숨 쉬고 먹고, 말하고, 삼키는 등 두경부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맞춤 치료가 필수적이다. 수술 방법으로 목 주변의 림프샘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경부 청소술’이 있다. 수술 후에는 목 주변의 근육에 힘을 주는 운동을 하고, 수술 부위가 충분히 아물었을 때 스트레칭으로 근육이 굳지 않도록 재활운동을 꾸준히 해주어야 한다. 

이외에도 연하곤란(삼킴곤란)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음식물을 씹고 삼키는 것이 어려워지는 연하곤란 증상이 발생했을 때 시행하는 재활 치료 방법으로는 전기 자극 치료 등이 있다. 전기 자극 치료는 연하 기능과 관련한 안면 및 후두 부위에 전기 자극 장치를 설치해 삼킴과 관련된 감각 신경로를 전기로 자극하는 치료 방법이다. 전기 자극으로 근육이 위축되는 것을 예방하고, 운동 기능을 촉진시켜 연하 기능을 높일 수 있다. 

◇유방암 환자들은 부종 발생‧우울증 치료에 유의

유방암은 한국 여성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비만, 식습관의 서구화에 따라 유병률이 높은 만성질환이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유방 절제술, 방사선 치료, 호르몬 치료, 항암 치료 등의 치료를 받는다. 수술의 종류와 수술 후 시기에 따라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림프부종이다. 림프샘은 조직에서 불필요한 성분을 흡수해 균형을 유지하고, 면역 작용에 관여하는 일을 한다. 이곳에 이상이 생기면 림프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 팔 또는 다리에 부종이 생긴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재활의학과 양승남 교수는 “유방암 환자의 경우 수술 시 겨드랑이 부위 림프샘이 절제되거나 해당 병변에 방사선 치료를 받기 때문에 팔에 부종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팔이 뻐근하고 붓는 증상이 있다면 담당 의료진을 만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따라서 유방암을 치료할 때 정기적으로 팔, 다리 둘레를 측정해 림프부종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림프부종이 발생했을 때는 재활 치료 전문가에게 마사지를 받고, 붕대나 스타킹으로 발생 부위를 압박해 부종 조직을 감소시킨다. 또한 부종 부위는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가능 한 한 피부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저알레르기성 보습제 등을 사용해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또 유방암 환자들은 많은 경우 우울증을 겪는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5명 중 1명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자력병원 노우철 원장(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은 “조기 검진과 치료법의 발달로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이 점점 증가해 장기 생존자의 건강 유지와 심리적 문제 해결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암이 전이되거나 재발하지 않더라도 동반 질환이 생기면 치료와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평소 건강에 신경을 쓰고, 이상이 생기면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폐암 환자 호흡 재활 치료, 풍선 불기나 하모니카 불기도 

폐암 환자들은 수술로 인해 폐를 절제해 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에 호흡 기능이 떨어진다. 이러한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 수술 전부터 사전 재활 치료를 시행한다. 수술 전에 호흡, 운동 재활 치료를 하면 수술 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무기폐(폐 또는 폐 일부가 팽창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쭈그러든 상태)나 폐렴과 같은 부작용을 줄이고 호흡 기능을 호전시킬 수 있다. 

수술 후에도 재활 치료는 필수적이다. 폐암은 다른 암보다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오래 하는 편이기 때문에 연골이 약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심하게 관절을 꺾거나 힘을 주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꼭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데, 하루 30분 정도씩 평지를 걷는 운동부터 시작해 운동 시간을 점차 늘리는 것이 좋다. 

또 호흡 기능이 떨어지면서 가래 등의 분비물을 제대로 뱉지 못하고 폐렴 등에 걸릴 위험이 있어 호흡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호흡 재활 치료는 코로 숨을 들이마신 뒤 입술을 오므리고 천천히 숨을 내쉬며 복식호흡을 하는 등으로 진행한다. 하모니카를 불거나 풍선을 부는 등의 방식도 좋다. 

순천향대부속천안병원 재활의학과 김수아 교수는 “암 재활 치료는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최대한 신체적 기능에 제한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치료를 하는 것”이라며 “암 치료 후 영구적인 장애가 남더라도 장애 정도를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능장애 등을 뒤늦게 발견하게 되면 일상생활의 독립적 수행이 불가하고, 삶의 질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적극적인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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