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광활한 천수만 바라보면 의욕이 솟는다
(기행문)광활한 천수만 바라보면 의욕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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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8.2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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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부천시 명예기자

4월 26일 아침은 밝았다.


대한노인회 부천시 오정구지회 사무장들이 안면도로 나들이를 가는 날. 어제 기상예보는 비가 온다고 했는데 아침 날씨는 좋았다. 쾌청은 아니지만 뭉게구름 둥둥 뜬 서늘한 기온이었다. 80여명의 일행이 관광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즐거운 나들이 길을 떠났다.


7.2km의 거대한 서해대교를 건너는데 밑으로 보이는 바다가 출렁였다. 바람맞은 파도는 태평양으로 대양외유를 유혹했다. 사장교인 서해대교는 버팀줄이 힘 솟는 웅장함을 연출해 마음을 하늘로 치솟게 했다. 잠시 행담도에 들렀다. 잠시 맛보는 휴식시간 여유 있게 담배를 꺼내 물고 주변경관을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바다에 빠져들었다.


서해는 황해라했다. 푸른 물결이라기보다는 샛누런 색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그 연안 따라 천수만의 긴 뚝이 모습을 나타냈다. 줄곡 해안을 막아서 422만평의 농지를 만든 갯벌의 변신 앞에 긴 숨을 내쉬었다. 한마디로 광활했다. 뚝을 막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겠는가. 그러나 대형 유조선으로 급물살을 잠시 막고 10여 톤짜리 돌망태를 던져 물막이를 완수했단다.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간 정주영씨의 통 큰 대역사의 실행이 머릿속에 상상됐다.


3시간여 만에 안면도 진입 연육교에 도착했다. 길지 않은 다리 아래로 흐르는 물의 양은 많지 않았다. 원래 안면도는 육지였는데 군사적 해운 필요에 따라 분리, 다시 연륙교로 연결된 지역이다. 다리를 건넜다. 20분 정도에 도착한 곳은 꽃지 해수욕장이었다.

 

규모는 컸지만 백사장이 아니었다. 자갈이 섞인 모래밭으로 물결이 찰랑이고 있었다. 선남선녀들이 뛰노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예전 나의 청춘시절이 떠올라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물이 깨끗해서 좋고, 바람이 불어서 상쾌했다. 꽃지에서 머물고 싶은 유혹은 뒤로하고 도착한 곳은 식당이었다. 출출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우선 먹고 봐야 할 것 같다.

 

바닷가에 왔으니 생선회를 시켰다. 정갈하게 차려진 식탁에 신선한 회가 구미를 당겼다. 소주에 곁 드려 먹는 회의 맛은 일품이었다.


다음 목적지는 안면도 수목원이었다. 수목원의 규모는 대단했다. 쭉쭉 뻗은 소나무 숲 앞에서 입이 ‘떡’하고 벌어졌다. 크고 곧은 소나무 숲을 바라보면서 ‘나도 크고 곧게 살아야 겠다’고 다짐을 했다. 각종 나무와 꽃이 어우러져 이상향에 온 느낌을 받았다.


공기 맑고, 향내가 좋았다. 진정 이런 곳에서 살고 싶었다. 그래 공들이고 노력하니 이렇게 멋진 꿈 동산이 만들어졌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 밑 벤치에서 대화를 나누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었다.

 

귀가 길은 담담했다. 질펀한 천수만 뜰에서 풍요를 느꼈고, 꽃지에서 시원함을 느꼈고, 수목원에서 향내를 만끽했으니 만족해야 했다. 거나하게 취한 사무장들의 왁자지껄 속에 오정 땅에 버스가 도착했다. 나름대로 짭짤하고 즐거운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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