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매일 관광객 3만명이 찾는 노트르담 성당 화재…비상 매뉴얼로 문화재 지켜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매일 관광객 3만명이 찾는 노트르담 성당 화재…비상 매뉴얼로 문화재 지켜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4.19 11:02
  • 호수 6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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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년 역사를 지닌 프랑스 파리의 상징 중 하나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로 무너졌다.

현지 시간 15일 오후 6시 50분쯤부터 노트르담 대성당의 불길이 확산되면서 첨탑과 지붕의 3분의 2가 소실되었다. 파리 현지 소방대는 17일 오전 3시 30분쯤 불줄기를 진화했다고 발표한 이후 17일 오전 9시쯤까지 잔불 정리 작업을 벌였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검찰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보강공사를 맡은 문화재복원업체 직원과 현장 근로자 30여명을 대상으로 대면 조사를 진행했으며, 방화 가능성은 배제한 채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노트르담은 파리 구도심 시테섬 동쪽에 있는 성당으로 프랑스 고딕 양식 건축물을 대표한다. 1163년 프랑스 루이 7세의 명령으로 건설을 시작해 1345년까지 약 100년에 걸쳐 완공되었다. 완공된 이후 나폴레옹의 대관식과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장례식 등 중세부터 근대, 현대까지 프랑스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장소이기도 하다. 하루 평균 3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로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화재로 인해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이 파괴됐고, 지붕도 대부분 무너졌다. 그러나 소방대의 빠른 화재 진압으로 대성당의 가장 중요한 구조물인 두 종탑은 건재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현장 소방관들이 노트르담 대성당 전면부의 주 구조물인 두 종탑의 나무 지지대에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사투를 벌인 끝에 더 큰 재앙을 막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만약 종탑이 무너졌다면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을 것이고, 성당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오래된 건물에 뜨거운 열기에 이어 차가운 물이 대량으로 쏟아졌기 때문에 내부에 손상이 있을 수도 있어 정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행히 노트르담 성당의 가장 귀한 유물로 꼽히는 ‘가시 면류관’과 ‘장미의 창’을 비롯한 유물들을 지켜낼 수 있었다. 이는 화재를 대비한 비상 매뉴얼이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큐레이터들이 성당 내 공간마다 어떤 유물이 중요한지를 표시해두고, 별도의 화재 예방 계획을 수립해 유물 옮기는 순서와 대처 방법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노트르담 성당의 유물 중 하나인 마스터 오르간과 첨탑 끝을 장식했던 수탉 청동조상도 극적으로 회수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노트르담은 우리 역사이자 문학, 정신의 일부이자 위대한 사건들이 일어난 장소, 우리 삶의 중심”이었다며 “국민과 함께 성당을 재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트르담 성당의 화재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기업과 재단, 시민들로부터 약 9000억원의 기부금이 답지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국내 주요 문화재가 화재에 안전한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화재에 취약한 문화재 전반에 대해 긴급 점검을 시행하기로 했다. 화재에 취약한 국가지정문화재는 목조 건축물 등 469건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재 등으로 인한 문화재 소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방재예산을 단순히 민간단체에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 장비와 전문 인력 배치를 관리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2008년 숭례문 화재 사건과 같은 아픔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미리 예방하고,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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