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알아두면 좋은 지식 2] 블랙홀(Black Hole)
[백세시대 / 알아두면 좋은 지식 2] 블랙홀(Black Hole)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4.26 13:55
  • 호수 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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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도 못 빠져 나오는 강한 중력의 질량 덩어리

‘사건 지평선 망원경’ 프로젝트팀이 촬영한 블랙홀의 이미지
‘사건 지평선 망원경’ 프로젝트팀이 촬영한 블랙홀의 이미지

지난 4월 10일, 전 세계 13개 연구기관들로 구성된 ‘사건 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 프로젝트의 연구진이 지구에서 5500만 광년 거리의 처녀자리 은하단 ’M87‘ 중심부에 존재하는 블랙홀을 관측한 결과와 이를 촬영한 영상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검은 구멍’이란 의미의 블랙홀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인 중력이 굉장히 강해서 세상 모든 물질을 빨아들이는 질량 덩어리다. 빛조차 삼켜버리기 때문에 마치 검은 구멍처럼 보여 이런이름이 붙었다. 이로 인해 현재 기술로는 블랙홀의 모습을 바로 볼 수 없고 그나마 블랙홀과 블랙홀 아닌 곳 사이에 경계선만 확인이 가능하다. 이 경계선을 ‘사건 지평선’이라고 부른다. 이 선을 넘어간 곳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지는 지 알 수 없어 붙은 이름이다. 

보통 물체 뒤에서 손전등을 비추면 옆에서 뻗어 나온 빛줄기로 원래 물체 형태를 가늠할 수 있다. 즉 이론상 뒤편이나 주변에 빛을 내는 천체가 있으면 블랙홀의 윤곽을 관찰할 수 있다.  사건 지평선 망원경 프로젝트팀은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블랙홀의 그림자를 추적했다. 

한국의 한국천문연구원도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전 세계 6개 대륙의 전파망원경 8개를 동원해 2017년 4월 5일부터 14일까지 이 블랙홀을 관측했다. 약 400억km에 걸친 블랙홀의 그림자를 관측하고, 그 결과를 보정한 후 영상화 작업을 통해 블랙홀의 영상을 만들었다. 이 블랙홀의 무게는 태양 질량의 65억 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블랙홀이 거론된 것은 비교적 최근으로 그 유명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1915년 11월 일반상대성이론을 완성했다. 아이작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통해 중력을 물체 간 작용하는 힘으로 설명했다면 아인슈타인은 중력은 힘이 아니라 시공간에 질량체가 만드는 굴곡이라고 주장했다. 마치 침대위에 볼링공 같은 무거운 물체를 놓았을 때 움푹 파인 공간이 생기는 것처럼 시공간에 굴곡이 생길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후 스티븐 호킹 등 여러 스타 과학자가 관련 이론을 발전시키고 1967년 미국 물리학자 존 휠러가 블랙홀이란 명칭을 공식 사용했다. 공상과학(SF) 소설 및 영화의 단골 소재로 쓰인 뒤로는 완전히 대중 영역으로 들어왔다.

블랙홀은 지구 같은 행성이나 태양 같은 항성(별)과 매우 다르다. 지구는 액체나 고체로 된 표면을 가졌다. 별은 표면에 해당하는 대기가 있고 그 안쪽에는 기체 상태의 물질로 가득 차 있다. 반면 블랙홀은 모든 질량이 특이점(중력의 고유 세기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시공의 영역) 상태로 중심에 집중돼 있고 나머지는 빈 공간이다. 별과 마찬가지로 멀리 있으면 중력이 약하고, 가까워질수록 중력이 강해진다. 하지만 별과 달리 블랙홀에 가까이 가면 중력에 의해 시공간이 너무 많이 휘어져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중력에 의해 빠져나오기 어려운 것이 구멍인데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해 검게 보여 블랙홀이라고 부른다. 이론 상 블랙홀에선 다른 차원의 문이 열리고 시간도 되돌릴 수 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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