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기고]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에서 즐기는 노후
[백세시대 /기고]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에서 즐기는 노후
  • 최인수 울산 남구 무거제일경로당회장
  • 승인 2019.05.03 14:29
  • 호수 6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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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아무래도 멈추지 않고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많아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뒷짐 지고 어슬렁거림도 좋다. 청춘들이 쌍쌍이 짝지어 가는 것을 보고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얼굴로 바라보는 것도 무료하지는 않다.

100세시대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도 손에 받아 쥐는 급부가 있어야 가정이 화목하고 성취감에 만족한다. 퇴계 선생이 그려진 지폐 몇 장이라도 지니고 있어야 지인들과 국밥이라도 한 그릇 사서 권할 수 있는 법이다. 다행히도 많은 사람이 노인일자리에 참여해 시간을 즐기면서 노후 생활에 안정을 찾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적은 비용으로 취미생활을 즐기며 노후를 보낸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다행히 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방법도 마련해 놓았다. 

그 첫 번째가 노인복지관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적은 비용으로도 내 몸에 맞는 취미를 즐길 수 있다. 좀 서툴러도 “아버님, 이렇게 하세요”라며 아들딸 같은 사회복지사들이 친절하게 알려줘 기죽을 필요도 없다. 좀 못해도 생전 처음 배우는 것들에 몰입하다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같은 고민을 가진 각양각색의 친구들도 새로 사귈 수 있다. 배움에 아무런 흥미가 없더라도 복지관에 방문해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자연스레 삶의 활력이 생긴다. 또 회원으로 등록 된 노인에게는 필요한 일자리도 제공해 주면서 노년의 삶에 가장 어렵다는 네 가지 고통(빈곤, 병고, 고독, 무료)에서 해방시켜 준다. 

노인복지관 방문이 힘들더라도 주저할 필요는 없다. 노인들의 최고 휴식처인 경로당이 대부분의 읍면동에 한 개 이상 씩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세가 많고 육체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어르신에게 경로당은 필수 안식처다. 대화에 주리거나, 간식에 주리고 외로움에 사로잡힌 노인들이 모여서 삶의 위안을 얻는 곳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양지바른 마당이나 언덕 밑에 네댓 명이 앉아 담배를 피고 담소하면서 햇볕을 쬐는 모습이 있었지만 현재는 찾아볼 수 없는 추억이기도 하다. 참 격세지감이다.  

휴식처를 잃고 방황하는 노인을 위해 경로당은 언제든 문호를 개방해 놓고 있다. 회칙을 준수하고 입회서를 작성해서 소정의 입회비를 내면 평생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이러한 안식처가 있으니 며느리의 눈치를 본다거나 적막하게 골방에서 갇혀 있을 일이 없다. 해가 뉘엿할 때까지 대화하며 놀다 가면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간혹 오래 사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는 노인도 있다. 경로당에서 생활하면서 이러한 마음을 버리고 여생을 즐기는 것이 노년의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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