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관리법, “생각과 자신 분리하고 ‘꼭 해야 한다’는 강박 없애야”
스트레스 관리법, “생각과 자신 분리하고 ‘꼭 해야 한다’는 강박 없애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5.31 15:05
  • 호수 6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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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이수연기자]

과거 상처에 매이면 우울해지고 미래만 보면 불안에 시달리기 마련

스트레스가 찾아올 땐 생각을 손님처럼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 도움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은 불안과 우울 등의 심리 증상뿐만 아니라 이를 해소하기 위해 폭식이나 음주, 흡연, 격렬한 운동 등의 행동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건강을 해치고 혈당 조절을 방해하며, 심한 경우 혈관과 체력 등에 부담을 주어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이상현 교수는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을 바로 알고, 평소 자기만의 방법으로 슬기롭게 대처해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란 무엇일까

스트레스란 인간이 심리적 혹은 신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느끼는 불안과 위협의 감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스트레스라는 감정 자체만 보면 중립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변화가 올 때, 성장을 필요로 할 때 스트레스는 자극으로 작용해 더 나은 결과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계속해서 쌓이기만 할 때는 우울한 감정이나 불안감이 밀려오게 된다. 

우울하거나 불안해지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마음과 몸이 따로 떨어져 있을 때’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이상현 교수는 “우울증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주로 옛날이야기를 한다”며 “아주 어렸을 때 서운하고 힘들었던 이야기를 일흔의 어르신들이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현재를 살면서도 마음이 과거에 가 있는 사람들이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불안은 이와 반대다. 마음이 미래로 가 있을 때 불안을 느낀다. 아직 오지 않을 일을 걱정하고, 있지도 않을 일을 예상하면서 불안해한다. 문제는 마음이 미래와 과거에 매몰되어 있다 보니 현재는 회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때 스트레스 받는다

살면서 누구에게나 우울한 감정이나 불안이 올 수는 있지만, 이 감정들을 어떻게 다스리냐에 따라 잠깐의 통증이 되기도 하고, 지속적인 괴로움이 되기도 한다. 통증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몸이 아플 때도, 마음이 아플 때도 통증이 생긴다. 

그러나 괴로움은 ‘통증’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느끼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무릎이 아픈 것은 통증이지만, 아픈 무릎 때문에 삶을 비관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것은 괴로움이다.  

이상현 교수는 이럴 때 ‘양면 카드’를 써보라고 권한다.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당장 드는 생각’을 한 면에 쓰고, ‘이렇게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뒷면에 쓴다. 당장 괴로워서 ‘다른 생각’까지 들지 않더라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고 인지하게 돼 생각이 넓어지는 효과를 준다. 

예컨대, 아는 사람이 얼굴을 보고도 ‘쌩’하고 지나친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분노를 느끼고, 어떤 사람은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할 수 있다. 이렇듯 하나의 상황을 두고 해석에 따라 다양한 감정이 발생됨을 알 필요가 있다. 

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유형의 사람일수록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정직해야만 하고, 부지런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이 꺾이거나 조금이라도 균열이 갔을 때 크게 자책하면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럴 때는 자기 자신이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중 몇 개를 놓아주는 작업을 해보는 것이 좋다. ‘나는 어떤 사람’이라는 개념화된 자신에 집착하지 말고, 친절할 수도 아닐 수도 있고, 강할 수도 약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받을 때 대처 방법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일수록 자기 자신에게 지나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에게 집중해서 결점을 찾아내고, 그 결점을 억누르거나 변화하려고 시도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이럴 때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관계 맺는 방법을 아는 게 중요하다. 

이상현 교수는 스트레스가 찾아왔을 때 다스리고,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을 손님처럼 여기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끊임없이 생각한다. 생각을 막을 수는 없지만, 손님처럼 바라볼 수는 있다. 생각과 나를 분리하고, 달리는 기차를 바라보듯이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연습하다 보면 ‘내 생각이 곧 내가 되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 

만약 그게 잘되지 않아 계속 나쁜 생각이 맴돈다면, 2분 정도 집중적으로 생각하도록 한다. 정해진 시간을 지키고, 그 이후에 기분이 좋아진다면 계속 생각해도 된다. 다만 시간이 지났는데도 같은 생각에 맴돌거나 나쁜 생각에 빠진다면 멈추고 다른 일을 한다. 산책하거나, 해야 할 일을 실행하는 등 생각으로부터 분리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상현 교수는 “‘나는 우울하다’라고 하지 말고, ‘나는 우울한 기분을 가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며 “마음과 나를 떨어뜨리고 관찰하는 태도를 유지하는 게 스트레스를 줄이고 스트레스와 공존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sy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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