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현대카드의 공연기획에 멍드는 대중…학폭‧김학의 이슈 터진 잔나비 ‘전설로’?
[이슈] 현대카드의 공연기획에 멍드는 대중…학폭‧김학의 이슈 터진 잔나비 ‘전설로’?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9.07.10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회사 측 “최 씨 논란은 개인적인 일, 아티스트로서 집중했을 뿐” 주장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드라마, 음악, 신문 등 미디어는 현대인이 정보를 습득하는 흔하고 일상적인 수단이다. 미디어는 사실을 제공하고 흥미를 일으켜 대중에게 지적‧감각적 쾌락을 선사한다. 여기에는 일정한 사회 코드가 숨어있고 우리는 공기를 들이키듯 학습한다. 미디어 이론가 마샬 맥루한은 '미디어는 메시지‘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미디어는 가치중립적일 수 없다.

현대카드의 문화마케팅 일환인 ‘큐레이티드’에 지난 5월 문화계 논란의 중심이었던 밴드 잔나비가 아티스트로 선정돼 단독 콘서트를 벌이게 됐다. 잔나비 멤버 2명의 과거 학교폭력 가해 전력과 부친 사업과 관련한 의혹이 터진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학폭과 부친 사업 관련 의혹으로 문화계 논란의 중심에 있던 밴드 잔나비의 공연 ‘현대카드 Curated 57 잔나비 콘서트 ‘풀스 온 더 힐'이 전석 매진됐다.
학폭과 부친 사업 관련 의혹으로 문화계 논란의 중심에 있던 밴드 잔나비의 공연 ‘현대카드 Curated 57 잔나비 콘서트 ‘풀스 온 더 힐'이 전석 매진됐다.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현대카드가 아티스트를 선정해 기획하는 '현대카드 큐레이티드'(Curated)의 57번째 아티스트 밴드 잔나비의 공연이 결국 전석 매진됐다.

잔나비는 올해 상반기 특유의 감성 코드로 대중을 사로잡고 음원시장을 강타했다. 음악에 열광하는 팬들이 많아진 만큼 인기 예능에서 게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월 멤버 유영현이 학교폭력 논란으로 자진 탈퇴했고 이어 주요 멤버인 최정훈은 부친과 관련한 의혹이 확산되면서 많은 활동들이 ‘통 편집’ 됐다.

특히 잔나비의 보컬이자 리더인 최정훈의 아버지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3천만 원이 넘는 향응 접대를 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논란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또 최정훈은 아버지 회사의 주주총회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부친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잔나비 음악을 사랑하던 팬들은 등을 돌려 버렸다. 김학의 전 차관은 ‘별장 성접대 사건’ 등으로 논란의 핵으로 현재진행중인 인사다.

이와 관련해 SBS 8시 뉴스는 지난 5월 최정훈의 부친 회사 경영 참여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가 최씨 측은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 SBS는 정정 반론보도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현대카드 Curated 57 잔나비 콘서트 ‘풀스 온 더 힐(Fools on the Hill)’은 논란 이후 밴드 잔나비가 대중과 만나는 의미 깊은 자리이다. ‘현대카드 큐레이티드’ 프로그램은 현대카드가 가수선정부터 공연기획 전반을 맡는다. 이번 잔나비 공연의 타이틀은 ‘풀스 온 더 힐’로 지난 2015년 언더스테이지 앞에서 버스킹을 했던 신인 시절과 같은 마음으로 관객들을 기다리겠다는 감성적인 의도가 담겨있다. 한 달 여전에 학교폭력과 부친 관련한 구설이 있었지만 초심으로 노래하겠다는 메시지이다.

논란 이후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에 다시 팬들을 만나고 음악활동을 이어나가려는 잔나비. 그리고 자리를 마련하고 힘껏 그들을 밀어주고 있는 현대카드. 음악 잘 하는 가수를 만난다는 기쁨에 행복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사회정의에 대한 의심,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10일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멤버는 이미 탈퇴했고 최 씨 논란은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잔나비 음악활동과는 거리가 있다”며 “아티스트로서 집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학의 이슈에 대해 “잘 모르는 일”이라며 “‘큐레이티드’ 수십 회의 공연 중 하나의 공연일 뿐이고 팬들의 요청이 많았기 때문에 논란이 불거지기 한참 전부터 아티스트로 선정됐었다”고 주장했다.

현대카드가 올리는 잔나비 공연은 결국 매진됐다. 현대카드는 이번 공연에서 잔나비의 정규 2집 ‘전설’을 LP로 제작해 판매하기로 했다. 다른 유통 채널을 통해서도 추가 판매될 예정이다. ‘푸쉬’ 속 잔나비는 전설로 남을 수 있을까. “아티스트로서만 집중했다”는 현대카드의 기획은 또 우리 사회에 어떤 코드를 주입하게 될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