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47] 냉방병의 원인과 예방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47] 냉방병의 원인과 예방
  • 남지영 경희미르한의원 제주점 대표 원장
  • 승인 2019.07.19 13:35
  • 호수 67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푹푹 찌는 듯한 더위가 여러 날 지속되면 에어컨을 켜지 않고는 견디기가 힘듭니다. 더구나 우리나라 여름 날씨는 습도도 높아서 더위가 더 심하게 느껴지니, 자연스레 냉방기기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냉방 증후군(냉방병)은 가벼운 감기 증상과 비슷합니다. 얼굴이나 손발에 뜨겁거나 차가운 느낌이 생기고,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소화가 안 되며 피로감이 느껴지는 등의 증상이 생기죠. 심하게는 고열, 두통이나 어지러움, 구토나 설사 혹은 복통, 근육통 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냉방병은 대개 실내외 온도 차이 때문에 생깁니다. 실내와 외부의 온도 차가 섭씨 5~8도 이상 지속되는 환경에서 장시간 생활할 때 많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뜨거운 실외에 있다가 시원한 실내로 들어오면 신체는 순응하기 위해 몸의 대사 과정을 변화시키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지나치게 반복되면 몸이 지쳐 병적인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거죠. 

건강한 사람들은 대개 감기처럼 지나가지만, 허약한 사람들은 관절통이나 월경 불순 등의 심한 증상이 생기기도 하니 가볍게 볼 일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위에 설명한 것처럼 냉방병은 실내외 온도 차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생기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밀폐된 공간 내에서 오랜 시간 동안 냉한 기운을 접하고 있을 때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에어컨을 온종일 틀어놓는 곳이라면 1~2시간마다 5~10분 정도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또 미생물에 오염된 공기가 호흡기에 닿으면 레지오넬라균이나 곰팡이 등으로 인해 혈액 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자율 신경계에 변화가 와서 냉방병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실내 공기와 냉방 기기의 청결에 특히 신경 써야 합니다. 

한국 소비자보호원의 분석 결과, 작동 직후 3분 동안 배출된 곰팡이의 양이 1시간 동안 배출된 곰팡이 양의 70%를 차지할 만큼 많습니다. 에어컨 가동 직후 5분 정도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면 곰팡이를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에어컨 필터나 냉각핀을 자주 청소하고, 에어컨을 끄기 전에 30분 정도 송풍 기능을 가동하여 냉방 중에 생긴 물기를 말려 주면 좋습니다. 

냉방이 잘 되는 곳에서는 수시로 가벼운 체조나 스트레칭을 하고, 따뜻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셔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합니다. 

냉방병 완화에는 향유차나 칡차가 추천할 만한데요. 특히 칡차는 냉방병으로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목덜미가 뻐근해진 것을 개선하기도 합니다. 둥굴레차를 수시로 마시는 것도 열을 식히는 데 좋고, 오미자차나 매실차도 여름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다양하게 응용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동의보감에는 매실을 이용하여 더위를 극복하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매실을 태워 만든 약재인 오매가 주된 약재로 구성되어 있는 제호탕을 마시면 더위 먹어 생긴 열이 풀어지고 갈증이 멎는다고 기록되어 있지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여름철에 덥다고 해서 에어컨을 무리하게 가동하지 않는 것입니다. 냉방병은 사람이 온도 차에 적응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실내 기온은 25~28℃, 실내외 기온 차는 5℃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