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 걱정 이제 그만”…경기 의왕시, 서울 성북구 등 경로당에 안전손잡이·미끄럼방지매트 설치
“낙상 걱정 이제 그만”…경기 의왕시, 서울 성북구 등 경로당에 안전손잡이·미끄럼방지매트 설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9.08.30 13:25
  • 호수 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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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관내 구립경로당 대상 미세먼지 차단망 설치

[백세시대=배성호기자]날씨가 선선해진 지난 8월 26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1동경로당의 창문이 오랜만에 활짝 열렸다. 올해 봄에 극성을 부린 미세먼지 탓에 문래1동경로당 창문은 한동안 굳게 닫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영등포구청에서 공기청정기를 보급한데 이어 10여개에 달하는 창에 ‘미세먼지 차단망’까지 설치해주면서 안심하고 문을 열게 된 것이다. 백영오 회장은 “한동안 건강 악화가 우려돼 창을 닫고 지냈는데 이제는 안심하고 환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충북 충주시가 관내 전체 경로당의 출입구와 화장실에 손잡이를 설치하고 타 지자체 역시 미끄럼방지 매트 및 미세먼지 차단망 등을 설치하면서 안전한 경로당 조성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경로당은 여가복지 프로그램 제공과 생활환경 조성에 공을 들였다. 이를 통해 건강체조, 노래교실 등 회원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냉장고, TV, 에어컨 등 공동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꾸준히 지원해 왔다. 다만 프로그램 제공과 생활환경 조성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낙상 예방 등 안전장치 마련에는 다소 미흡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지자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먼저 영등포구의 경우 9월까지 찬바람이 불면 극심해지는 미세먼지에 대처하기 위해 지역 내 구립경로당 45개소에 미세먼지 차단망 536개를 전면 설치할 예정이다. 

미세먼지는 입자가 매우 작아 호흡기가 약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어르신에게 치명적이다. 영등포구가 설치한 미세먼지 차단망은 꽃가루 및 미세먼지를 80% 이상 차단해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마음 놓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할 수 있다. 

또한 나노섬유 재질로 부피 대비 넓은 표면적을 가지고 있고 그물망 구조여서 통기성이 좋다. 빗물에도 강해 먼지가 쌓일 경우 물로 세척해 사용 할 수 있다. 기존에 지원한 공기청정기와 함께 활용하면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가 미세먼지 차단망을 설치하고 경기 의왕시가 욕실에 미끄럼방지매트를 설치하는 등 지자체들이 완전한 경로당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가 미세먼지 차단망을 설치하고 경기 의왕시가 욕실에 미끄럼방지매트를 설치하는 등 지자체들이 완전한 경로당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등포구는 각 경로당마다 10여 개의 모든 창문에 기존 방충망을 제거하고 미세먼지 차단망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9월 말까지 공사를 완료하고, 설치 후 경로당 이용자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필요한 사항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황무섭 대한노인회 영등포구지회장은 “미세먼지 정보가 부족한 어르신들이 보다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 것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경기 의왕시가 경로당 욕실에 설치한 미끄럼방지매트.
경기 의왕시가 경로당 욕실에 설치한 미끄럼방지매트.

경기 의왕시는 낙상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어르신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내 경로당 화장실에 미끄럼 방지매트를 설치했다. 

이를 위해 의왕시는 관내 경로당 109개소 중 매트 설치가 가능한 경로당 72개소를 대상으로 설치 동의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그 중 설치에 동의한 57개소에 대해 지난 7월부터 미끄럼 방지매트를 설치했다.

또한 당초 매트 설치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경로당들도 매트가 설치된 모습을 보고 설치 동의 의사를 밝힘에 따라 경로당 15개소에 추가로 미끄럼 방지매트를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 성북구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변기에 앉거나 일어설 때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손잡이 설치에 나섰다. 관내 구립경로당 47곳을 대상으로 미끄러운 타일이 있는 화장실이나 현관 입구 등에 손잡이를 설치해 보다 안전하게 경로당을 이용하도록 했다. 또한 물이 많이 튀는 세면대 주변에도 미끄럼방지매트를 설치해 낙상 예방 효과를 높였다.

성북구 관계자는 “경로당 회원 평균 연령이 75세 이상 고령자여서 미끄러운 타일이 있는 화장실이나 현관 입구 등에서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했다”며 “친목을 도모하고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보다 안전한 공간으로 조성했다”고 말했다.

불이 자주 나는 가을‧겨울철에 대비해 화재 예방에 나선 곳도 있다. 광주 남구는 관내 경로당 232곳의 경로당 중 화재 대비가 취약한 112곳을 대상으로 화재 안심사업을 진행한다. 경로당 회원들이 가스렌지를 잠그지 않고 자리를 비우거나 외출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점을 감안해 화재 원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추진한다. 

9월까지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가스를 차단하는 ‘가스 타임콕’이 설치되지 않은 경로당 46곳은 구청에서 직접 물품을 구입해 설치하고, 화재경보기가 구비되지 않은 경로당 89곳은 남구자원봉사센터에 봉사단체로 등록한 을로운수 사랑봉사회 회원들이 경로당별로 2~4대씩 총 300여개 가량을 설치할 예정이다.

남구 관계자는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걱정 없이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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